감사원 “산림청, 임도 부실시공 방지 소홀”... 산사태 사고 원인도 감춰

김형준 2025. 5.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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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산림자원을 나르거나 삼림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임도(林道)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부실시공 방지대책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산림청에 임도 부실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부실시공된 임도에 대해 산사태 취약여부 점검 및 산사태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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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76%, 사면붕괴 위험 부실공사"
옹벽 등 법적구조물도 미설치
감사원 전경. 연합뉴스

산림청이 산림자원을 나르거나 삼림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임도(林道)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고 부실시공 방지대책에는 소홀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또 임도에 보강 시설이 없어 산사태가 일어났음에도 관련 보고서엔 이 같은 내용을 빼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감사원이 공개한 ‘산림사업 관리·감독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23년 새로 건설된 1,531개 임도 중 135개 임도를 점검한 결과 76%(103개)에서 옹벽과 같은 법정 구조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자원법에 따르면 성토사면(흙을 쌓아 만든 경사면) 길이가 5m 이상 되게 시공할 경우 사면 붕괴 방지용 석축·옹벽 등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선 경사도 35도 이상인 급경사지에 설치된 임도 38곳에 포함된 급경사지 구간(24.2㎞) 중 51.4%인 12.5㎞ 구간에 순절토 시공(땅 깎기 공사 중 발생한 흙 등을 옮기는 공사)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산림자원법상 임도의 종단기울기(노면의 높낮이 차이)는 노면 포장이 없을 경우 14% 이하, 포장 시에는 최대 18%까지 허용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남과 경남, 강원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설치한 임도 311개 노선(452.5㎞) 가운데 종단기울기 14%를 초과한 구간 중 11.93㎞는 노면포장을 하지 않고 준공처리했다. 노면포장은 했지만 종단기울기가 18%를 초과한 구간도 3.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산림청에 임도 부실시공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부실시공된 임도에 대해 산사태 취약여부 점검 및 산사태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산사태 원인조사 과정에서 임도 부실시공이 드러났음에도 결과보고서에서는 이를 누락한 정황도 포착됐다. 산림청은 산사태 원인조사 업무를 한국치산기술협회에 위탁했는데, 치산기술협회 간부 A씨(실장급)는 임도가 부실시공됐다는 내용을 산사태 원인보고서에서 쏙 뺐다. 민간전문가들이 2023년 충남 논산시에서 벌어진 산사태 원인으로 “임도 성토부에 석축 등 보강시설이 없었다”고 언급했지만, 최종보고서에서는 이런 내용이 사라진 것이다. 감사원은 치산기술협회장에 “인사규정에 따라 A씨를 문책하라”고 통보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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