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악성 미분양' 첩첩... 주택 시장 '초양극화'

신지후 2025. 5.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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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관리지역, 지방 줄고 수도권 늘어
총 미분양은 줄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
'강남4구' 서울 강동구서도 287호 안 팔려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과 반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전국 미분양 주택 급증세는 꺾였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은 되레 늘며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마저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들이 첩첩이 쌓이는 등 '초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는 상태다.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5월 기준 미분양관리지역(이하 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은 수도권 2곳(경기 평택, 이천), 지방 3곳(울산 울주군, 강원 속초, 전남 광양)이다. 관리지역은 미분양세대수가 1,000세대 이상이면서 전체 공급 주택 대비 미분양 세대수 비중이 높고, 미분양 세대 규모가 증가하는 지역 등을 뜻한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5곳에 달하던 지방의 관리지역은 이달 3곳으로 규모가 줄었지만, 수도권은 3월부터 평택이 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되며 외려 1곳에서 2곳으로 늘었다.

그래픽=강준구 기

관리지역이 된 평택과 이천은 '반도체 산업단지' 호재로 수년 전부터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선 지역으로, 수요가 그만큼 따라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의 3월 주택통계를 보면, 3월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 주택은 5,281호로 경기에서 가장 많았다. 이천도 1,610호로 1,000호를 훌쩍 넘었다. 공급 계획상 평택의 미분양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분석 결과 평택의 아파트 적정 수요는 3,003호인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6,689호가 입주했고 올해도 6,365호가 초과 공급될 예정이다.


악성 미분양도 비상등... 서울서도 입지따라 표정 갈려

그래픽=강준구 기자

수도권의 악성 미분양 물량 증가 추이도 심상찮다. 3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총 1만6,528호로 전월(1만7,600호) 대비 6.1% 감소했다. 반면 악성 미분양은 2월 4,543호에서 3월 4,574호(경기 2,280호·인천 1,650호·서울 644호)로 0.7% 증가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워낙 비싸졌고 규제 강화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도 줄어 웬만한 입지가 아니면 수도권도 미분양 걱정을 해야 되는 때가 됐다"고 말했다.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서울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21년 12월 기준 52호뿐이던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2년 12월 340호, 2023년 12월 461호, 지난해 12월 633호, 올해 2월 652호까지 증가했다가 3월 들어서야 644호로 다소 감소한 상태다. 3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발생한 자치구는 '강남 4구'로도 묶이는 강동구로, 287호에 달했다. 이어 강서구 146호, 도봉구 65호, 구로구 59호, 광진구 32호 등이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극도로 심화하면서 초양극화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가 오르며 수요자들의 입지에 대한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졌다"며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과 비강남권, 역세권과 비역세권, 대단지와 나홀로 아파트 등 여러 항목에 대한 선호도가 완연히 갈리며 '극과 극 현상'이 고조돼 해법이 복잡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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