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는 李로 잡는다? 벼랑 끝 김문수 ‘이준석 단일화’에 올인

박성의 기자 2025. 5.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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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주 앞 金 지지율 변화 미미…尹 탈당에도 ‘빅텐트’ 지지부진
TV토론 절치부심 준비 속 ‘이준석 단일화’에 캠프 전력 투구
국민의힘 일각 “金+李 지지율 합산 상승하면 단일화 물꼬 트일 수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대선이 1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세는 여전히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0% 내외의 지지율로 독주하는 사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가 보수 인사들을 연이어 규합하며 '반윤(反윤석열) 빅텐트' 세를 불리는 사이, '반명(反이재명) 빅텐트' 낭보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김문수 캠프는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기대하는 반전의 조커는 범보수주자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극적인 단일화다. 실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와 근접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단일화 논의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세는 李"…지지율 고공행진, 커지는 빅텐트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어대명'이 아닌 '확대명'(확실히 대통령은 이재명)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대선이 불과 2주 남은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민주당 내부에선 대선 승리뿐 아니라 '역대 최다 득표, 역대 최대 격차 승리'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50.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위 김문수 후보(35.6%)를 오차범위 밖으로 크게 앞섰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회사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대선 후보 지지도는 이재명 후보가 50.6%, 김 후보가 39.3%로 각각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민심의 지지는 '반윤 빅텐트'를 키우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 등을 맹공격하던 그의 정적들이 최근 들어서는 '대통령은 이재명'을 외치며 그의 캠프로 연이어 향하기 시작했다. 이날(20일)까지 국민의힘에 몸담았던 김상욱 의원을 비롯해 개혁신당 출신의 허은아 전 대표, 문병호 전 의원 등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 지지 배경으로 "가짜 개혁이 아니라 진짜 개혁, 무책임이 아니라 책임 있는 정치, 무례한 무능력이 아니라 겸손한 유능함을 선택하려고 한다"(허은아 전 대표), "민주당은 이 땅에 민주주의를 이룩해 낸 주요 세력으로, 저는 '참민주 보수'의 길을 걷고 싶은 마음"(김상욱 의원) 등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개혁신당 이준석·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안보관을 두고 충돌했다. ⓒ연합뉴스

고립된 김문수, '반명' 업고 이준석에 '러브콜'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문수 캠프가 자신했던 '반명 빅텐트'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가 보수 영토를 점령하기 시작한 반면, 김문수 후보는 좀처럼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국민의힘 캠프 합류설이 확산했으나 무산됐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울 한 호텔에서 개헌에 대해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이낙연 (전) 대표께서는 국민의힘과 연대나 협력에 있어서는 아직 특별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파동 당시보다는 캠프 전열은 어느 정도 정비된 모습이다. 우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동시에 당내 비윤(非윤석열)계 인사들이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윤석열 부부와의 절연'을 강조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운동 개시 8일 만에 현장 유세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경선 이후 친정을 비판하며 하와이로 떠났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국민의힘 특사단을 최근 만나 "윤 전 대통령이 탈당했기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선까지 남은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결정적 한 방' 없이는 김문수 후보가 '골든크로스'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역대 대선에서 10%p 이상의 격차를 2주 안에 뒤집고 대권을 잡은 후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문수 캠프가 희망을 거는 시나리오는 '보수 집토끼의 막판 결집→김문수 후보의 지지율 40% 근접→김문수, 이준석 후보 간 막판 단일화→대선 신승'이다. 분명 쉽지 않은 가정이지만 이 중 첫 번째 관문인 '범보수의 결집'은 실제 가시화되고 있다.

1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직전 조사보다 이재명 후보는 1.9%p 지지율이 하락한 반면, 김문수 후보는 4.5%p, 이준석 후보는 2.4%p씩 상승했다. 뉴시스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직전 조사(6~7일)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양자대결 조사 결과와 비교해 이번 3자대결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4.3%p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는 2.3%p 상승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7.9%p에서 11.3%p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다. 자신을 향한 지지세와 김문수 후보를 향한 지지세의 '결'이 다르기에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절차나 과정 자체가 굉장히 구태처럼 보일 것"이라며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 일말의 가능성이 이재명 후보를 이길 유일한 경우의 수라 보고 사실상 단일화에 '올인'한 모습이다.  '반명'이란 교집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친윤'이란 허들을 제거하고 '양측이 인정하는 룰(rule)'만 확립할 수 있다면 이준석 후보도 단일화의 명분을 쥘 수 있을 것이란 셈법이다. 특히 당 일각에선 최근 추세가 이어져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합산이 이재명 후보에 근접한다면, 이준석 후보도 단일화를 끝까지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문수 캠프의 한 관계자는 "TV토론에서 드러났듯 이준석 후보와의 간극은 김문수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가 훨씬 더 크다"며 "이재명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못 건널 강이 어디 있겠나. 양측이 대의 아래서 적절한 시점에서 '윈-윈' 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 주재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 대표를 한 분이고, 생각이 다를 게 없다"며 "지금도 다른 후보, 다른 당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생각과 정책인데, 우리 당이 조금 잘못한 점이 있어서 헤어졌으나 하나도 멀지 않다"며 단일화 러브콜을 보냈다.

기사에서 인용한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8.4%. 뉴시스 조사는 무선 임의걸기(RDD) 표집틀에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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