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도 캠프도 입조심”… 민주, 대선 D-14 ‘실언 경계령’

이슬기 기자 2025. 5. 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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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2주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화두는 ‘입 조심’이다. 이재명 후보와 경쟁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에서, 캠프 안팎의 ‘말 실수’가 투표율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 대선 때 0.7%p 차이로 패한 이 후보에겐 최대 악재다. 오만하다는 인상을 줄 경우, 중도·보수층의 투표 포기는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의 역결집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20일 경기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 “(대선일인)6월 3일은 압도적인 승리의 날이 아니라, 압도적인 응징의 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단 한 표라도 이겨야 한다. 투표를 포기하면 현재 기득권을 용인하고 도와주는 것이니 꼭 투표해달라”고 했다.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박찬대 원내대표도 최근 공개발언에서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가 목표”라고 했다.

이런 발언은 선대위에서 ‘실언 경계령’이 떨어진 시점과 맞물려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긴급 공지를 발송했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연설과 인터뷰, 방송 등에서 ‘예상 득표율’을 일절 언급하지 말라는 것이다. ‘압승’ ‘낙승’이란 용어를 쓰면 징계하겠다고도 했다. 박지원 의원 등 당 소속 인사들이 ‘60%’ ‘55%’ 등 구체적 수치를 거론하며 압승을 관측하자, 공개적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이다.

후보 본인의 입 단속도 화두가 됐다. 이 후보가 최근 유세 과정에 ‘호텔 경제론’ ‘커피 원가 120원’ ‘중국에 셰셰’ 등 민감한 발언을 해 논란이 돼서다. 커피 원가 발언을 제외하곤 이미 지난 대선 때 문제가 됐던 내용인데, 정면돌파 목적으로 다시 꺼냈다가 논란을 키운 셈이다. 대선 후보자 TV토론에서도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경쟁 후보들의 공격이 쏟아졌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 당시 경기지사 재임 시절 ‘계곡 정비 사업’ 성과를 소개하면서 “닭 5만원 받고 땀 흘려 1시간 동안 고아서 팔아 봐야 3만원 남는데, 커피 한 잔은 8000~1만원을 받을 수 있다. 알아보니 원가가 120원이더라”고 했다. 설득을 통한 행정 성과를 강조한 발언이었지만, 카페업 종사자 사이에선 “폭리를 취했다는 말이냐”는 반발이 쏟아졌다.

이런 우려는 경선 때부터 나왔다. 앞서 이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인 지난달 16일 정세균 전 총리를 만났다. 이 후보가 “원로의 조언을 구하고 싶다”며 먼저 제안한 비공개 회동이었다. 정 전 총리는 “끝까지 말 조심하셔야 한다” “실언하면 안 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특히 두 사람 사이엔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면 안된다”는 취지의 대화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차원에선 아예 현장 유세 발언 자체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연설 분량을 줄이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후보 입을 누가 막겠나. 연설문 줄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무 라인 관계자도 “연설 보려고 현장에서 오래 기다린 지지자들을 고려해 후보의 현장 발언이 계속 길어진다”면서 “기존에 정해진 내용 외에 즉흥적인 말은 그냥 안 하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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