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경기 살리자] <1>실태

금융당국은 오는 7월 시행될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앞두고 지방에 대한 가산금리 적용을 연말까지 6개월 유예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수도권과 달리,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비수도권의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지방에는 가산금리가 현행 0.75%로 유지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에도 변동이 없게 됐다.
하지만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회복되는 분위기와 달리, 대구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경기 침체의 '뇌관'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문제는 단기적인 해결책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로 하는 대목이다. 미분양 해소를 중심으로 대구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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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은 단순히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미분양이 발생하면 주택건설업체로서는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 원리금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등 여파가 크다. 또 미분양이 쌓여있는 가운데 새 아파트의 분양 실적이 저조하면 건설사는 할인분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악성 미분양 주택, 4개월째 전국 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전월보다 185가구(6.0%) 늘어난 3천25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의 악성 미분양 2만5천117가구의 12.95%를 차지하는 물량으로,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째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아파트를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악성 미분양을 포함한 대구지역 미분양 아파트도 전월보다 126가구(1.4%) 늘어난 9천177가구로 조사됐다. 대구는 경기(1만3천950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미분양 주택이 많다.
대구의 5월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들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뜩이나 적체된 미분양 물량에 대한 부담이 가중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이달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1천58가구로 올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의 2.5배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 3개월간 입주물량은 2월 637가구, 3월 258가구, 4월 424가구였다.
◆아파트 매매가격, 78주 연속 하락세
미분양은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5월 둘째주(5월1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12%)보다 낙폭을 줄인 -0.08%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7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락폭은 지난주까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컸지만, 5주 만에 광주(-010%)에 전국 최대의 불명예를 내어주면서 전남과 함께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에 서울(0.10%)이 전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했으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0.02%)이 상승폭을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난주(-0.01%) 대비 보합(0.00%)으로 전환됐다.
구·군별로는 구축 위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남구(-0.14%)가 봉덕동 중대형 규모 위주로, 서구(-0.11%)가 내당·중리동 구축 위주로, 동구(-0.11%)가 방촌·신천동 위주로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어 북·달서구(-0.09%), 중구·달성군(-0.07%), 수성구(-0.05%) 순으로 하락했다.
◆건설 수주액 및 1천 명 일자리 감소
침체된 아파트 시장 탓에 대구지역 건설수주액도 급감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월 대구·경북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건설수주액은 1천540억 원으로 전년 동월(1천892억 원) 대비 18.6% 줄어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재건축 주택, 재개발 주택, 신규 주택 등) 발주가 각각 24.5%와 16.3% 감소했다.
따라서 건설부문 일자리도 줄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4월 대구·경북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구의 취업자 수는 122만3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천 명이 줄었다. 이 가운데 후방효과가 큰 건설업종에서 1천 명이나 감소했다. 고용률도 58.4%로 0.1%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관련, 대구의 실업자 수는 6천 명 늘어난 4만7천 명,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대구지역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위축된 소비심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며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을 찾지 못하게 될 경우 건설업계의 경기 침체는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상진 기자 sj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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