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지역 복숭아 농가, 저온 피해 속출

황송민 기자 2025. 5. 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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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생육불량과 기형과 대량 발생
정상과 전체의 약 10%에 불과
반복되는 이상기후에 근본적인 대책 절실
이용희 괴산군농민회 회장(왼쪽)과 권순기씨가 이상 저온현상으로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 복숭아 나무 가지를 살펴보며 대책을 의논하고 있다.

“한 나무에 열매가 못해도 300~400개는 열려야 하는데, 기형과 포함해 고작 100여개 달렸습니다. 그나마 상품성 있는 건 몇 개 안됩니다”

충북 괴산군 불정면 탑촌리에서 1만9834㎡(6000평) 규모로 복숭아 농사를 짓는 권순기씨(68)는 올해 과수원의 처참한 상황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맘때면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있어야 하지만, 그의 과수원에는 듬성듬성 매달린 열매가 전부였다. 겨우 달린 열매조차 모양이 뒤틀리고 끝이 휘어져 있었다. 일부 나무에서는 계절을 잊은 복숭아꽃이 다시 피었다.

권순기씨는 “평년 같으면 하루 종일 열매솎기(적과) 작업에 매달려야 하지만, 올해는 아예 작업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나무 한 그루에 열리는 정상과가 30개가 될까 말까 하니 한숨만 나온다”고 토로했다.

이상 저온 현상으로 제대로 자라지 못한 복숭아 열매(아래)

이 지역은 4월초 갑자기 닥친 냉해에 이어, 5월에도 아침 기온이 2℃ 안팎에 머무는 이례전인 저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더욱 심화됐다. 예년 같으면 10℃를 웃돌아야 할 시기지만, 기온이 오르지 않고 서리까지 내렸다. 이로 인해 꽃의 암술이 휘어지고 정상과로 자라야 할 열매 대부분이 기형과로 됐다. 꽃이 일찍 피는 ’단홍장’ ‘그린황도’ 같은 조생종 품종은 착과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근 농가 신동식씨(68)도 “꽃은 간신히 피었지만 낮은 온도 때문에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드물게 달린 열매조차 작고 기형이 많아 정상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같은 피해를 입어도 열매를 모두 제거할 수 없어 농가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복숭아는 수세관리가 생명인데, 열매가 너무 적으면 양분의 균형이 무너져 다음 해 농사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농가는 기형과라도 일정량은 남겨야 하고, 봉지씌우기 등 관리도 똑같이 해야 한다.

이상 저온 현상으로 뒤늦게 핀 복숭아 꽃

권씨는 “봉지를 안 씌우면 병충해가 기형과에 집중돼 과수원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결국 상품성 없는 열매에 인건비와 자재비 등 비용과 노력을 똑같이 투입하게 돼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농민들은 이상기후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닌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 개발과 근본적인 대응책을 연구·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희 괴산군농민회 회장(55)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매년 반복되며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농가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이상기후에 강한 품종을 개발과 전문가 육성 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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