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의 `업계최초` 무리수…업계 "이름도 전략도 비슷"

김남석 2025. 5. 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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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운용이 '업계 최초 인출 솔루션'을 제시하며 새로운 상품을 홍보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을 두고 무리한 홍보전을 벌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미래에셋투자하며또박또박연금받는펀드'를 출시하며 '현재 국내 출시된 연금 펀드 중 은퇴자를 타겟으로 인출 솔루션을 제시하는 최초의 펀드'라고 홍보했다.

그동안 국내 연금펀드가 자산 적립에 집중해 온 것과 달리 이제는 '인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내놓은 상품이다. 특히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은퇴 이후 고정적인 생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연금을 인출을 개시하는 고객들을 타겟팅 해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정액 방식으로 지급하도록 설계된 업계 최초의 펀드"라며 "퇴직연금사업자와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연금 인출 과정에서 자산 원금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연금인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 개시 계좌수가 급증할 것을 염두에 두고 출시한 상품으로 해당 펀드 하나만으로 연금 인출 스케쥴을 간단히 할 수 있도록 만든 올인원 상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연금자산 인출과 관련된 상품이 시장에 나와있는 상황에서, '업계 최초'라는 표현을 쓴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타겟데이트펀드(TDF) 등 은퇴 시점에 맞춘 상품들과 함께 타겟인컴펀드(TIF)도 함께 출시돼 왔다는 것이다.

타겟데이트펀드는 특정 은퇴 시점을 목표로 포트폴리오 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미리 정한 '글라이드 패스'에 따라 조정해주는 펀드다. 은퇴 시점까지 필요한 자금을 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이와 달리 타겟인컴펀드는 은퇴 이후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은퇴자금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연금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그동안 적립한 자금을 운용하며 월마다 특정 금액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 역시 구조적으로 타겟인컴펀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TIF와 유사하게 글로벌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고, 여기서 나오는 인컴수익과 자본차익을 수익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펀드 운용 수익을 분배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수익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일부 원금을 사용하는 방식 역시 이미 있는 전략이다.

TIF는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다수의 자산운용사가 이미 상품을 출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매월 분배금이 정액으로 고정돼 있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투자 좌수당 분배금이 정해져 있을 뿐 펀매 매입 시점에 따라 분배율이 달라지는 만큼, 투자자에 따라 분배율이 달라지는 일반적인 상품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또박또박'이라는 펀드 이름도 이미 2년 전 흥국자산운용이 출시한 상품과 유사하다. 2023년 출시된 '흥국또박또박월지급식퇴직연금증권투자신탁'은 파생결합사채에 주로 투자하지만, 월 분배금은 기초자산의 종가와 관계 없이 발행잔액의 0.335~0.375%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최대 4.50%다.

미래에셋이 최초 기준가로 산정한 연 수익률이 5%지만, 이후 기준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이 내세운 '정액 지급'이 큰 이점이 없고 오히려 정액 지급을 위해 원본이 손실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 출시된 상품의 이름과 전략 등이 유사한 상품을 홍보하며 '업계 최초' 표현을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 표준내부통제기준'에 따라 금투회사가 상품에 관한 정보를 대외적으로 제공할 때 근거가 희박하거나,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주장을 담을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의 전략은 이미 사용되고 있고, 실질적인 수익률이 늘어날 만한 차별점도 없어 보인다"며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상품을 두고 마치 기존에 없었던 상품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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