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름, 부끄럽지 않을 대통령 탄생하길"… 동남아 최다 교민국 베트남에서도 '한 표'
20대 대비 21% 증가, "대선 관련 관심 커져"

“새로운 대한민국, 한국인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랍니다.”
20일 하노이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소. 하노이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이건(55)씨는 투표 시작 30분 전 가장 먼저 도착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총선, 대선 통틀어 여덟 번째 재외선거이지만, 이번만큼 중요한 선거는 없었다”며 “역사적 순간에 첫 번째로 권리를 행사하고 싶어 출근도 미뤘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다. 약 20만 명이 하노이와 호찌민 등에 살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베트남대사관(하노이)에 8,620명, 호찌민 총영사관에 7,466명, 중부 다낭 총영사관에 607명 등 총 1만6,693명이 재외선거 유권자로 등록했다. 베트남대사관 기준 재외선거 신청자 수는 19대, 20대 선거 대비 각각 69%, 21% 늘었다. 전 세계 재외선거 신청자 규모가 각각 12% 감소, 14.1% 늘어난 것과 비교해 큰 폭의 증가세다.
이날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에도 오전 8시 투표 시작 전부터 20여 명 이상이 줄을 섰다. 외국에 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처럼, 교민들은 고국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발길을 투표소로 향하게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인임을 부끄럽지 않게 하는 대통령이 뽑히길 바란다"는 재외 유권자들의 소망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21년째 베트남에 거주 중인 권혁준(45)씨도 이날 자신의 선택이 담긴 회송용 봉투를 투표함에 넣었다. 첫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된 2012년부터 모국을 생각하며 꾸준히 투표를 해왔다는 그는 “한국이 어려운 상황이니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대통령이 뽑혔으면 좋겠다”며 “타지에 살고 있는 만큼 어떤 후보가 재외국민을 위한 공약을 내세웠는지 꼼꼼히 살펴봤다. 좋은 대통령이 뽑혀야 외국에 사는 국민도 위상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불법 계엄을 염두에 둔 듯 “공정하고 상식적인,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왔다. 재외국민 선거 이후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본 선거까지 2주간의 기간 동안 정치 상황이 급변할 것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왔다. 박모(39)씨는 “20대 대선 때 지지했던 후보가 재외선거 이후 뒤늦게 단일화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는 내 소중한 한 표가 사표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 부부도 이날 오전 투표에 참여했다. 최 대사는 “올해 베트남에서는 하노이를 중심으로 역대 최다 규모의 국외 부재자 신고가 이뤄졌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먼 곳에서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데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노이=글·사진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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