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불 꺼졌지만 ‘불똥’ 튀어…지역경제 ‘직격탄’ 우려
광주공장 가동 1년 이상 멈출 듯…직원 2300명 체불·구조조정 우려
광주시·지역 경제계, 정부 차원의 발빠른 행정·재정적 지원 대책 촉구
(시사저널=정성환·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진압됐지만 여파가 지역 경제계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큰불은 사흘 만에 완전 진화됐다. 광주의 대표 제조기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연간 매출이 4조 5000억원에 달하고 지역민 수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화재로 무기한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회사는 물론 노동자, 지역경제의 동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당장 공장 가동이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 이상 멈출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면서, 2300여명에 이르는 노동자는 물론 광주지역 산업 생태계 전반에 직격탄이 우려되고 있다. 이들의 고용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수천 가구가 생계 위협과 가정 파탄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임금 지급도 끊길 처지여서 지역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주시와 지역 경제계 등에선 정부 차원의 빠른 지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40~50대 가장 노동자'들 생계 위협 우려…2000여명 재택 대기 중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 50분을 기해 이번 화재 진압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 발생 이후 76시간 39분(사흘 4시간 39분) 만이다. 소방 당국은 화재 이틀째인 지난 18일 오후 2시 50분께 주불을 잡았으나, 각종 가연성 물질이 뭉친 200여 개의 불덩어리 탓에 잔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때 국가소방동원령까지 격상됐던 진화가 종료되면서 후속 대책 지휘권은 담당 지방자치단체장인 광주 광산구청장에게 이양됐다. 복구에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처럼 공장의 불은 꺼졌지만 그 파급이 직원들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양상이다. 이번 화재로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1~3년까지 예상되면서, 임금 지급 불능과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40~50대 '가장 노동자'들이 생계 난에 몰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화재가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는 기능(생산)직 1853명, 일반직 413명 등 총 2266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20대 234명, 30대 443명, 40대 557명, 50대 1032명 등으로, 40~50대 가정 생계 책임자가 70%에 달하는 비율을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 기준 8400만원이다.
직원 평균 연봉 8400만원을 전 직원 2200여명으로 단순 계산하더라도 매달 회사에서 지급하는 임금만 150여억원에 이르고, 연간으로는 1900억원을 넘어선다. 매달 지급되는 임금은 1만명에 가까운 노동자와 가족 등의 기본 생계를 유지하고, 지역 경제 생태계를 떠받치는 효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공장이 멈춰서면서 임금 지급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다가오는 구조조정 칼날…신규 채용도 취소 '불똥'
이 뿐만 아니다. 구조조정의 칼날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도 2023년 대전공장 화재 발생 이후 일정 기간 생산이 중단됨에 따라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등 인력 구조 조정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중국 자본 기반인 금호타이어의 소유 구조는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재 발생 후 17일부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근로자 중 2100~2022명이 재택 대기 중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대기 중인 인원 일부는 곡성 및 평택 공장으로 전환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추후 합동감시반의 설비 화재 상황, 재가동 시점 등을 결정·발표한 후 정확하게 공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들은 이미 피해를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면접 및 채용 전형을 전면 취소하면서다. 회사 측은 전날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생산기술 지원 업무 면접자를 대상으로 면접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어떤 시점에서 어떤 직무에 채용이 올라올지는 계획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채용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금호타이어 2025년 2분기 신입·경력 수시채용도 비공개 처리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경제계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조선익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생산이 재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기업도 기업이지만 생계를 유지하는 근로자들의 일상생활을 챙길 수 있는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정부와 광주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등 관계 당국은 광주공장이 조속히 생산을 재개하고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재정적 지원을 총동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 차원의 조치 시급"…특별재난·고용위기지역 지정될까
화재 현장 복구를 위해 최소 수개월 이상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점에서 고용과 임금 문제 등이 부각돼 범정부 차원의 결단이 절실한 상황이다.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피해 주민의 보상과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 등을 위한 특별재난·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정부가 수용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할 지자체인 광주시와 광산구가 정부에 요구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60조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법에 규정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사회재난으로 인근 피해 주민들의 신속한 일상생활 복귀와 주요 공공시설 복구 등을 위해 정부 차원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게 지자체의 주장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임직원 2200여명, 식당과 경비 등 150여명의 공장 내 지원 인력, 여기에 협력업체 인력까지 포함하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화재로 인한 분진 피해를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까지 합치면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주민은 어룡동 3만3300명, 송정1·2동 1만5000여명, 도산·신흥동 1만8000여망 등 총 6만7000여명으로 화재 피해 직간접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광주시와 광산구는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지방세 납부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 간접 지원이 가능하도록 범정부 차원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도로, 보도 등 공공시설 대한 복구비, 화재 진화 투입장비 임차 등을 위한 특별교부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신청 직전 1년간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감률이 5% 이상 감소하거나 같은 기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20% 이상 증가해야 하는 등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2023년에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유위니아 피해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지정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 광주 광산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서쪽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소방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다음 날 오후 2시 50분 초기 진화를 완료했다. 이번 화재로 2공장의 절반 이상이 소실돼 사실상 공장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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