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장애인 활동지원사 이용자 부당 요구 ‘갑질’ 갈등
60대 여성 A씨는 요즘 4년 가까이 해온 장애인 활동지원사 일에 회의감을 느끼며 허탈감에 빠져 있다.
돈벌이보다 장애인에 대한 봉사 개념이 더 컸던 생각에 이용자의 부당하고 부적절한 요구에 더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다.
부천시내 활동보조기관을 통해 보름 전 A씨가 맡은 일은 60대 후반 남성 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 일부와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이었다. 새로 업무를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 이용자의 아내는 A씨에게 보조기관에서 제시해 정한 업무 외에 다른 잡다한 일을 시켰으나 그냥저냥 넘어갔다. 하지만 어느 날 그 아내가 흘러가듯 내뱉은 "지난번 활동지원사(여성)는 이용자 옆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같이했는데…" 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그만둘 것을 통보하고 바로 그 집을 뛰쳐나왔다.
이같이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활동보조기관을 통해 근무하면서 이용자의 요구 사항 외에 부당한 일을 요구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는 활동지원사들의 열악한 가정 형편으로 수입에 의존해 생활하는 사정을 이용자들이 악용해 때때로 '갑질' 형태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변질되는 게 현실이다.
장애인 이용자나 그 가족이 활동지원사에게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거나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개인적 부탁과 사적인 일에 동원되는 일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장애인과 활동지원사들의 가교 역할을 하는 활동보조기관의 업무 상황이 양측을 감시할 수 있는 업무 여건도 느슨해 이들의 갈등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에 활동지원사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부족해 이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부천시에는 2천여 명의 장애인 활동지원사들이 활동보조기관에서 일정 교육을 수료한 후 장애인 지원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근무 형태는 대부분 시간제 계약직이며 이용자와 일대일 매칭으로 이뤄진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활동보조기관 역할이 활동지원사와 이용자의 서비스 질과 지속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역할과 책임의 명확화, 교육 강화는 물론 중재 시스템 도입 등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상호 존중하고 협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