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SPC ‘크보빵’ 불매운동…“노동자 피묻은 빵 먹을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산재 기업의 이미지 세탁에 쓰이는 것에 반대합니다”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일동’이 20일 이같이 촉구하며 크보(KBO)와 에스피시(SPC)의 ‘크보빵’ 협업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앞서 19일 경기도 시흥시 에스피시(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빵기계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가 끼어서 숨지자 야구팬들이 나서서 크보빵 불매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크보’는 프로야구를 여는 한국야구위원회의 영어 약자인 KBO를 영어 발음 그대로 읽은 애칭이다. 이들은 “화려한 콜라보 뒤에 감춰진 비극, 크보팬은 외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크보빵은 에스피시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업해 지난 3월 출시한 빵이다. 안에 선수들 얼굴이 들어간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이 들어있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의 불매운동 이유가 들어간 온라인 팻말을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서명운동에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팬질에 눈멀어 피 묻은 빵 먹기 싫다” “아이들도 보는 프로야구에서 노동자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 SPC를 퇴출시켜 주세요” “눈물 젖은 빵은 먹어도 피 묻은 빵은 못 먹겠어요” “또 SPC입니다. 또 사람이 죽었습니다. 노동자의 피 묻은 빵 절대 먹지 않겠습니다. 생명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없습니다” 등 글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엑스(X·옛 트위터)에 `크보빵에 반대하는 크보팬’ 계정을 개설해 SPC 불매운동을 벌이는 이유도 알리고 있다. 이들이 올린 게시물은 ‘SPC 4개 계열사 산업재해자’ 통계와 함께 “22년 평택에서는 20대 여성 노동자가, 이듬해 성남에서는 50대 여성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손가락 끼임 등 상해사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SPC의 반복적 산업재해는 야구팬을 포함하여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KBO는 천만 관중 시대에 한 명의 야구팬일지 모를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며, 무책임한 콜라보를 지속하지 마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바랍니다”라고 애도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로 유명한 SPC 계열사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돼 이전에도 불매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19일 50대 노동자의 끼임사 사고가 다시 발생하자 불매운동에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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