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파·코로나 퍼진다" 주가 뛰는데…"악몽이 또" 진단업계 당혹, 왜?

정기종 기자 2025. 5. 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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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감염병 지정 예고 니파바이러스에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전일 진단업체 주가 급등
니파바이러스, 국내 감염 사례 없어…코로나19도 국내 환자 안정적 유지
'코로나 흔적 지우기 집중' 진단업계…"사업 연관성 없는 이슈로 인한 기대감에 되레 당혹"


니파바이러스감염증과 코로나19(COVID-19) 확산 우려에 국내 주요 진단업계 주가가 재차 들썩였다. 다만 국내가 아닌 해외 확산세, 무관한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직접적 연결고리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데믹 그림자를 씻기 위해 매출 구조 변경에 힘을 싣고 있는 각 사 역시 연관성 적은 단기 이슈와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상한가 이후 이날도 소폭(1.26%) 상승세를 이어간 수젠텍을 비롯해 진원생명과학, 랩지노믹스, 휴마시스 등 주요 진단업체 주가는 최근 이틀간 두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수젠텍 외 기업들은 이날 하락 마감했지만 전날 나란히 10% 이상 급등했다.

해당 기업들의 두드러진 주가 상승 동력은 해외에서 부각된 니파바이러스감염증과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수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니파바이러스감염증은 니파바이러스(Nipah virus) 감염에 의해 사람과 동물 모두가 걸릴 수 있는 감염병이다. 일반적으로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두통, 근육통, 구토, 인후통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이후 뇌염과 기면, 정신착란 등 신경계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치명률 역시 최대 75%에 이른다.

아직 국내 유입 또는 발생사례는 없지만, 2020년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제1급 법정 감염병 지정을 앞두고 있어 공포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포감이 주요 진단업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되거나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니파바이러스 진단시약은 전무한 상태다. 해당 기업들의 수혜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니파바이러스 진단시약은 없는 상태로 질병청에서 자체적으로 원료를 조달한 진단시약을 조합한 검사법을 사용해 진단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1급 감염병 지정 작업의 경우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관련 우려는 최근 홍콩을 중심으로 한 일부 중화권의 확산세가 불씨가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홍콩에서 최근 4주간 30명이 발생하는 등 재확산 우려가 고개를 든 탓이다. 확진율 역시 최근 한달 새 2배 이상 증가한 13.66%를 기록하며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온도차를 보이는 중이다. 이달 4~10일 기준 코로나19 입원환자수가 146명으로 직전주(115명) 대비 소폭 늘었지만 앞서 3주 연속 감소하는 등 별다른 변동폭이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4주 평균 검출률 역시 최근 3년 새 최저치(5.8%)를 기록했다.

업계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갑작스러운 조명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진단업체들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폭발적 실적 성장과 함께 기업가치 폭등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후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급감한 실적에 주가 역시 크게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의도치 않게 시장의 신뢰를 잃는 부작용을 겪었다. 때문에 엔데믹 이후엔 비(非)코로나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한 체질개선으로 실적과 기업가치 증명에 주력해 왔다.

실제로 수젠텍은 엔데믹 영향으로 2022년 1014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이듬해 71억원으로 급감하며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최초로 앱(App) 기반 여성호르몬 진단기기를 개발하는 등 여성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펨테크'(fem+tech) 영역에 힘을 실으며 지난해 매출액을 101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펨테크 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이밖에 휴마시스와 랩지노믹스 역시 지난해 코로나 의존도를 대거 덜어내는 데 성공하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때문에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과 무관한 이슈를 기반으로 한 주가 변동이 자칫 또 한번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일부 상황을 악용한 기업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진단업체들은 당시 넘치는 수요에 대응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 관심이 쏠리는 걸 피할 방법이 없었다"라며 "기업 입장에서 먼저 나서서 사업의 무관성을 하나하나 해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과도한 관심이 쏠리는 것 자체를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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