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는 예산과 결산, 전문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진영 기자 2025. 5. 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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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MT문고]-'예결산 분석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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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시간의물레 제공

조직에 속한 사람에게 예산과 결산이 갖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회계연도가 마무리될 때마다 조직의 성과를 평가해 다음 연도의 '지갑'을 채워주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예결산에 능숙한 회계 담당자는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경제 제재를 얻어맞은 러시아는 엘비라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라는 걸출한 예결산 전문가가 없었다면 초기에 자멸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올 정도다.

입법부 관료 출신의 유상조 박사가 쓴 '예결산 분석의 수'는 이같은 현실을 정확하게 짚어낸 책이다. 국회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경험을 살려 예산을 세워 집행하고 결산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수많은 사실들에 대해 상세하게 다뤘다. 발음이 같지만 저마다 뜻은 다른 10개의 '수'라는 한자를 통해 예결산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고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소재가 포함돼 있다.

각 장에서 맨 먼저 나와 있는 옛 일화는 흥미롭다. 조선의 병조판서 율곡 이이가 임진왜란을 앞두고 예산을 세울 때 10만 양병을 고려했다는 주장도 이색적이다. 당시의 사대부들은 10만 양병설을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치부했지만 저자는 이 역시 예결산에 답이 있다고 역설한다. 예결산이 일본에 짓밟히는 미래조차 바꿔놓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재미있다.

한 조직의 흥망을 좌우하는 예결산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인구 절벽이나 재정 절벽 등 오늘날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문제에 대해 예결산의 의미와 사례를 적용해 분석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가능한 가볍게 읽되, 되도록 무겁게 받아들여 달라'는 저자의 당부는 독자들에게 남다른 울림을 남긴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에는 행정기본법이나 행정 사업 추진 절차, 사업과 관련된 예산액 등 다양한 사례가 포함돼 있다. 독자들이 실제 상황과 이론을 연계해 가며 파악할 수도 있다. 국가뿐만 아니라 가정, 회사 등 어느 조직에 소속돼 있더라도 필요한 예결산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 보고서나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평소 예결산에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에게는 공부를 요구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저자는 고려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1995년 입법고시 13회에 합격해 관료 생활을 시작했다. 국회사무처 의정연수원장, 국회행안위 수석전문위원 등 다양한 보직을 역임했다. '유상조의 미국 여행기' '지방세 이렇게 달라진다' '착한 조례 만들기'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다.

◇예결산 분석의 수, 시간의물레, 3만 3000원.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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