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청소’ 시작하나…출경 완화해 일부 주민 이주 허가
1천여명 주민 이주…재정착 기구도 신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출경 금지를 완화해 일부 주민의 이주를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극우 정부가 밝힌 가자 지구 점령 및 ‘주민 청소’ 계획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오며, 가자 전쟁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1일 약 1천여명의 가자 주민들의 출경을 허락해, 프랑스 등 유럽 및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게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7일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주민들의 입출경을 철저히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 3월 이후 출경 통제를 완화해, 일부 주민들이 제3국으로 이주를 가능케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말 제3국에서 재정착을 원하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관을 만들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1천여명 출경자 중 1명인 아예드 아유브는 공학 학위를 이수한 프랑스로 이주를 신청했으나 지난 1년 동안 거부당하다가 가족과 함께 출경을 허락받았다. 그는 다른 115명의 주민과 함께 프랑스로 입국이 허용됐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의 출경을 허락한 이유는 확실하지 않으나, 가자지구를 점령한 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유대인 정착촌으로 만들겠다는 목표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모셰 아르벨 이스라엘 내무장관은 최근 가자지구 주민들의 유럽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 재건설을 위해 가자지구를 임시적이고 자발적으로 비우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제3국으로 보내고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르벨 장관은 “이런 중요한 계획을 생각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며 “우리는 이 지역을 천국으로 만들 것이고, 하느님의 도움으로 우리를 성공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스라엘 관리들은 로이터에 최근 출경 완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대한 직접적 대응이거나 그런 계획의 일환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 관리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의 수를 줄이려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곳을 찾는 가자 주민들을 돕겠다는 국가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가자 전쟁 초기부터 자국에 연고가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이 원할 경우 체류를 허거한다고 밝혔다. 이를 거부하던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가자 구상 이후 주민의 출경을 허락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 정부들에 가자 출경을 완화할 것이라고 통보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제3국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가가지구 인구는 전쟁 전 약 210만명이었으나 그동안 5만3천명이 사망하는 등 약 16만명이 줄었다. 지난 5일에 발표된 팔레스타인정책조사연구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가자지구를 떠나겠다고 답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18일부터 가자지구 점령 및 주민 몰아내기를 목적으로 한 대대적인 공세인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시작해, 이날 하루만 최소 151명 주민이 사망했다. 네타냐후 정부는 이 작전 시작과 동시에 10주 만에 가자에 구호품 반입을 허가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를 통제하고 식량 등 구호품을 최소한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말해, 주민 전체의 생사권을 틀어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네탸냐후 극우 내각 인물 중에서도 극우적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가자지구에 남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리는 정복하고 청소하며, 하마스가 사라질 때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이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이스라엘의 목표는 가자지구 전체를 장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임박한 가자 점령에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정상들은 19일 이스라엘에 가자에 대한 군사 공세 중단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제재 등 ‘구체적 조치’를 경고했다. 3국 정상은 “이번 군사행동은 전적으로 과도하다”며 “네타냐후 정부가 이런 심각한 행동을 계속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 확장도 반대하며, 필요하면 표적 제재 등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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