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LS 교환사채 인수 철회해야…자사주 활용해 주주가치 훼손”

박종오 기자 2025. 5.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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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과 엘에스(LS)그룹의 자사주를 활용한 총수 일가 지배권 방어 시도를 향한 민간단체들의 비판이 줄 잇고 있다.

대한항공은 교환사채 투자를 통해 엘에스의 자사주(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 38만7365주(전체 주식의 1.2%)를 확보할 권리를 갖는다.

경제개혁연대는 "대한항공의 엘에스 교환사채 인수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이 아닌, 모회사 한진칼의 지배주주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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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논평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과 엘에스(LS)그룹의 자사주를 활용한 총수 일가 지배권 방어 시도를 향한 민간단체들의 비판이 줄 잇고 있다. 회사를 위해 써야 하는 재원을 지배주주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가져다 쓰는 게 맞느냐는 거다.

경제개혁연대는 20일 논평을 통해 “대한항공은 엘에스가 발행한 교환사채 인수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엘에스그룹의 상장 지주회사인 엘에스는 앞서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을 상대로 교환사채 65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환사채는 투자자가 원하면 사채 원금을 교환 대상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회사채다. 대한항공은 교환사채 투자를 통해 엘에스의 자사주(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 38만7365주(전체 주식의 1.2%)를 확보할 권리를 갖는다. 엘에스는 교환사채 발행으로 얻은 자금을 오는 9월6일 만기인 산업은행 차입금(1005억원) 상환에 쓰겠다고 공시한 상태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는 “대한항공은 교환사채의 교환권을 행사해 엘에스 보통주(자사주)를 취득하고, 엘에스는 자사주 처분 자금을 한진칼 지분 매입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엘에스는 물론, 대한항공 지배주주인 한진칼과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 호반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한진그룹과 엘에스그룹이 서로 주식을 나눠 가지며 지배권 보호 장치를 마련한다는 얘기다.

앞서 호반그룹은 엘에스 지분 약 3%를 보유하고 엘에스전선과 특허 침해 문제로 분쟁을 벌인 바 있다. 또 한진칼 보유 지분을 기존 17.44%에서 최근 18.46%로 늘리며 대한항공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도 불을 붙였다.

경제개혁연대는 “대한항공의 엘에스 교환사채 인수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이 아닌, 모회사 한진칼의 지배주주를 위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항공이 엘에스 회사채를 살 이유가 뚜렷하지 않고, 빚 상환을 위해 외려 자체 회사채 발행이 필요한 대한항공이 다른 회사 채권을 사주는 게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경제개혁연대는 “엘에스 역시 지배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해 회사의 재산인 자사주를 활용했다고 판단된다”면서 “자사주를 우호지분에 활용하는 건 주주 가치 제고가 아니라 훼손”이라고 평가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이에 앞서 지난 15일 자사주 44만44주(전체 보통주의 0.66%)를 한진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는 방안도 의결한 바 있다. 회사 쪽은 “구성원의 생활 안정 및 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자사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제3자 등 외부에 이를 매각하면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전날 논평을 내어 “한진칼의 자사주 출연은 그동안 많은 상장사가 악용해 온 지배권 방어 목적의 기부 행위”라며 “이번 출연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위반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포럼 쪽은 “한진칼 이사회는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시급하지 않은 결정(자사주 출연)을 유보해야 한다”며 “엘에스 역시 협업이라는 명목 아래 우군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지배권을 굳히는 건 반칙”이라고 지적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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