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발레 전설'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별세
발레를 러시아 문화의 대명사로

20세기 러시아 발레 역사를 만든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98세로 별세했다고 1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리고로비치는 30년간 수석 안무가 겸 예술감독으로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을 이끌며 발레를 러시아 문화의 대명사로 끌어올렸다.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인 그리고로비치는 레닌그라드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키로프 아카데미 오페라 발레 극장(현 마린스키 극장) 발레단에 입단해 1961년까지 무용수로 활약했다.
안무가로서는 1957년 첫 작품 '석화'(The Stone Flower)를 통해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61년 '사랑의 전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마린스키 발레단의 발레 마스터가 됐다. 1964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이 된 후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스파르타쿠스', '백조의 호수', '이반 뇌제' 등을 안무 또는 재안무작으로 선보였다. 특히 웅장한 군무가 압권인 '스파르타쿠스'는 실패한 기존 공연을 재해석해 명작으로 되살린 사례로 꼽힌다.

1995년 경영진과 불화로 볼쇼이 극장을 떠났고 이는 볼쇼이 200년 역사상 첫 무용수 파업으로 이어졌다. 이후 그리고로비치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 새 발레단을 창단했고 2008년 볼쇼이로 돌아와 안무가 겸 발레 연출가로 활동했다. 1973년 소련 인민예술가로 선정됐고 1986년에는 사회주의 노동영웅 칭호를 받는 등 러시아 안팎에서 60개 이상의 상을 받았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당시 볼쇼이 발레단과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이래 국립발레단과의 교류로 수차례 방한했다. 2000년 12월 '호두까기인형'을 시작으로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스파르타쿠스', '라이몬다' 등을 직접 지도했다. 국립발레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분의 안무 속에서 감정을 배웠고 진정한 무용수를 꿈꿨다"며 "숭고한 예술혼과 따뜻한 가르침은 모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살아 있을 것"이라는 추모의 글을 올렸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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