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의 역설’ 성주 참외 가격 폭락에 농가 ‘비명’
성주군, 할인쿠폰 조기 시행·수매 확대·스마트 APC 구축 등 전방위 대응

도매시장에서 10㎏당 평균 2만6000원 선으로 거래되던 참외 가격은 최근 2만2000원대까지 추락했고, 일부 유통라인에서는 생산원가도 건지지 못하는 수준으로 무너졌다. 소비자 가격은 소폭 하락했지만, 현장 농가들은 "팔수록 손해"라는 절망 섞인 한숨을 터뜨리고 있다.
문제는 단지 기상이변이나 일시적 소비 부진 때문만이 아니다. 구조적으로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출하 조절과 분산 유통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소비 패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정책적 시차까지 겹치면서 '풍작이 위기'로 뒤바뀌는 이중고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준 성주군의 참외 출하량은 총 6만3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하루 20만 박스 가까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월 평균 도매가는 10㎏당 2만6820원으로, 전년보다 약 8700원 하락했다. 2025년 전체물량의 평균가는 전년도 보다 1만940원이 하락한 8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내내 이어진 잦은 비와 낮은 기온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며 악재가 겹쳤다. 소비가 급감한 상태에서 평년 대비 폭증한 물량이 동시에 쏟아지자 가격이 급락했고, 유통 현장은 재고가 쌓이고 농가는 손실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조수입 6200억으로 가장 높았던 전년도를 제외하면 전체 매출량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만큼, 농가가 작물관리를 잘하고, 농협과 행정에서는 다각적인 판로 개척에 나선다면 지금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남았다.
이에 성주군은 참외 가격 방어를 위한 대응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지난 16일 허윤홍 부군수를 포함한 성주군 관계자들과 강도수 한국참외생산자협의회장, 김고일 성주참외산업발전협의회장 등 지역 농업 대표들이 농림축산식품부를 긴급 방문해 참외 부문 할인쿠폰 사업의 조기 시행을 강력히 건의했다.
당초 5월 말로 예정된 해당 사업은 1인당 주 1회 1만 원 한도에서 20%를 할인해주는 소비자 대상 지원책으로, 시행 시기를 앞당기면 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물류비 절감 지원, 온라인 직거래 확대 등도 함께 요청되며 전방위 대응에 돌입했다. 정부 측은 성주군의 방문과 자료를 바탕으로 참외 소비 부진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시행 시기 조정 등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주군은 자체적으로도 저급과 수매 물량 확대와 수매단가 조정 등 다각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수매 누계는 3300여t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고, 일일 150~200t을 수매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홍수출하를 방지하지 위해선 들녘별, 농가별 시차를 달리한 재배로 물량 분산 필요하고, 개발을 준비 중인 참외재배 앱을 통해 농가가 정식·수정·출하 등의 재배 정보를 정확히 입력해 물량을 예측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농식품부에 건의하고 있는 200억 규모의 대규모 거점 스마트 APC 구축을 통해 홍수 출하시 온·오프라인 유통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환 성주군수는 "참외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성주 농민의 한 해를 좌우하는 생존의 지표"라며 "행정과 농업계가 힘을 모아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