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단체 예약할 테니, 고급 와인 대리 주문"... '노쇼 사기' 주의보

조소진 2025. 5. 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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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주문 부탁하는 2단계 속임 구조' 진화
동남아 콜 센터에서 범행... 경찰 수사 착수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고깃집이 노쇼로 인해 텅 비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경찰이 최근 유행하는 '노쇼(예약 부도) 사기' 경보를 발령했다. 예약하고 오지 않는 형태의 단순 '노쇼'가 아니라, 이를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려 자영업자 피해가 예상되자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최근 대선 관련 개별 정당의 선거캠프나 국회의원 보좌관을 사칭하는 등 '노쇼 사기' 시나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

진화한 노쇼 사기는 '2단계 속임 구조' 형태다. 피해자가 운영하는 업체 물품을 주문하면서, 나중에 함께 결제한다며 다른 업체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이 2차 업체도 공범이다. 예컨대 식당에 선거운동원 200여 명의 회식을 예약하면서, 나중에 함께 결제할 테니 특정 와인 판매업체에 고급 와인 주문을 대신 해달라고 한 사례가 있었다. 피해자인 식당 주인이 구매 대금을 송금하면 최초 주문자와 와인업체 모두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노쇼 사기 구조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제공

경찰은 엄정 수사를 예고했다. 노쇼 사기가 피싱 사기나 투자리딩방 같은 사이버 기반 형태라는 점을 고려해 전문수사부서인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 피싱범죄수사계를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했다. 경찰은 최근 수사 중인 노쇼 사건들이 동남아시아 콜 센터에서 범행이 이뤄졌다고 보고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경찰은 노쇼 피해를 막기 위해선 '비대면은 모든 것이 가짜일 수 있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쇼 사기 수법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 놓여 있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대량 주문을 통해 현혹하고, 공범들과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범행에 빠져들게 하는 등 범행 수법이 정교하다"며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 반드시 사무실에 직접 확인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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