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마지막 유산들, 이제는 SSG의 주축들이 됐다… 동기들이 만들어가는 팀의 미래

김태우 기자 2025. 5. 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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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의 안방마님과 클로저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있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동기 조형우(왼쪽)와 조병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8월 24일에 시행된 2021년 KBO 신인드래프트는, 직원들이 SK의 이름을 달고 지명장에 들어간 마지막 드래프트였다. SK는 2021년 초 신세계그룹이 인수해 SSG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SK가 남긴 마지막 유산이 됐다.

당시 구단은 1차 지명에서 제물포고 좌완 김건우를 지명한 것을 시작으로, 2차 1라운드에 광주일고 포수 조형우, 2라운드에서 세광고 내야수 고명준, 3라운드에서 세광고 투수 조병현, 4라운드에서 동의대 투수 장지훈, 5라운드에서 경기고 외야수 박정빈, 6라운드에서 대구고 외야수 박형준, 7라운드에서 동강대 투수 조요한 순서로 지명권을 거침없이 써내려 나갔다. 지명 직후 당시 나온 프런트의 반응은 ‘만족’이었다. 8순위 지명권으로는 최고의 선택을 했다는 자평이 이어졌다. 지명에 그렇게 큰 망설임도 없었다.

그렇게 5년 가까이의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상위 순번에서 지명된 선수들은 이제 팀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2021년 신인 동기들이 던지고, 잡고, 치고, 받는 장면은 꽤 흔한 장면이 됐다. 당장 18일 대전 한화전(7-3 승) 당시 8회 쐐기포를 때린 선수가 고명준이었고, 9회 마무리를 한 선수가 조병현이었으며, 마지막 공을 잡아 아웃카운트를 만든 선수가 조형우였다.

이들은 당시 세대교체가 시급했던 구단이 적극적으로 밀어준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낸 선수는 동의대를 나온 장지훈이었다. 안정된 제구력을 갖춰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 속에 지명된 장지훈은 2021년 60경기에서 80⅓이닝을 던지며 2승5패1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92의 맹활약으로 팀의 마당쇠 몫을 했다. 그림 같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팀의 중간을 책임졌다.

▲ 김건우는 올해 불펜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며 1차 지명자의 자존심을 살림과 동시에 팀의 예비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SSG랜더스

그 외에도 김건우와 조병현은 팀의 장기적인 선발 자원으로 육성돼 2021년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1라운드에서 지명된 조형우는 이재원(한화)의 뒤를 이을 차세대 안방마님으로 낙점을 받았고, 2라운드 지명자인 고명준은 ‘제2의 최정’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조요한은 시속 150㎞대 중반의 강속구를 던져 경기력 외에도 구속에서 리그 전체의 큰 화제를 모았다. 다만 과정이 다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김건우는 제구 난조로 고전하며 2022년 1군 2경기 출전을 끝으로 군(국군체육부대)에 갔다. 구속도 떨어지고, 제구도 불안해 오히려 신인 시즌이었던 2021년 경기력조차 나오지 않아 구단도 고민이 컸다. 조병현도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입대를 선택했고, 고명준은 2군 경기에서 뛰다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상으로 1년간 재활을 해야 했다. 장지훈 조요한도 차례로 입대해 미래를 기약했다. 조형우는 큰 기대와 달리 1군보다는 2군에서 뛰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군 문제들을 차례로 해결하고 돌아왔고,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조병현은 지난해 제대 후 곧바로 1군 필승조에 자리를 잡아 마무리까지 승격했다. 올해도 20경기에서 3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의 압도적인 투구로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 다소 부침은 있지만 고명준은 팀 중심 타선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동력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SSG랜더스

조형우는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지난해 육성 프로젝트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주전 포수 이지영의 부상을 틈타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바뀐 타격폼에 적응하면서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0.278,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정상 궤도에 올랐고 수비에서도 강견을 뽐내며 점차 경험을 쌓아가는 중이다. 아직 확실한 주전이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왜 팀이 조형우에게 큰 기대를 걸었는지는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제대한 김건우도 당찬 투구로 올해 SSG 불펜에서 한 자리를 꿰찼다. 짧고 힘 있는 투구폼에서 나오는 빠른 공을 앞세워 올해 벌써 21경기에서 20⅓이닝을 뛰었다. 시즌 개막 당시에는 선발에 자리가 마땅치 않았지만, 이숭용 감독은 향후 김건우를 선발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공언한 상태다. 고명준 또한 팀의 주전 1루수로 꾸준히 실험을 거치고 있다. 아직 재능을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팀의 어린 선수 중에서는 가장 멀리 칠 수 있는 자원이다. 이 감독은 20홈런을 넘어 30홈런도 가능한 자원이라면서, 향후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성품도 가졌다고 칭찬한다.

가장 먼저(1차 지명~3라운드) 지명된 선수들이 팀에서 자리를 잡은 가운데, 앞으로 기대할 만한 자원은 더 있다. 가장 먼저 빛을 본 장지훈은 힘을 쓸 수 있는 투구폼으로 꾸준하게 교정을 거치며 담금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형적인 ‘경기용’ 투수라 중·후반에는 지친 불펜에 단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조요한은 6월 복귀를 목표로 뛰고 있다. 시속 150㎞대 중반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다시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박정빈도 올해 퓨처스리그 25경기에서 타율 0.421을 기록하며 1군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드래프트 동기들의 세력은 앞으로 더 커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며 1군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2021년 신인 박정빈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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