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리스크` 정조준? 김용태, 설난영·김혜경 토론 제안
설난영씨 앞세워 '김혜경 리스크' 부각 의도
민주당·개혁신당 부정적, 성사 능성은 희박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대통령 후보 배우자 TV 생중계 토론을 제안했다. '김건희 리스크'에 시달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탈당으로 굴레에서 벗어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각종 리스크를 정조준하며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씨를 앞세워 역공을 취하겠다는 의도로 보이지만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모두 단칼에 거절하면서 성사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치에서 영부인의 존재는 오랫동안 검증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면서 설난영-김혜경 양자 간 TV토론을 제안했다. 개혁신당에 대해서는 이준석 후보가 배우자가 없어 "특별한 의견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배우자의 사회적 영향력은 크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턱없이 부족하다. 영부인의 역할과 관련한 법적 규정도, 제도도 미비하다"면서 "영부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국민 앞에서 진솔하게 나눠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 측의 입장을 사전 투표 전인 오는 23일까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제안은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비교적 흠집이 없는 김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씨를 앞세워 법인카드 유용 등으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공격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토론이 성사되지 않아도 나쁠 것은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셈이다.
설 씨는 김 후보가 1978년 구로공단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 때 인연을 맺었다. 1981년 서울 봉천동의 한 교회에서 웨딩드레스가 아닌 원피스를 입고 입장하고, 하객보다 경찰이 많았던 결혼식이 곧잘 회자되곤 한다. 최근에는 김 후보가 배현진 의원에게 '미스 가락시장'을 언급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요즘 트렌드는 미스 코리아니 미스 가락이니 이런 건 별로 우리 젊은 세대들 아주 싫어한다. 절대 그런 말 하지 말아라"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설씨는 선대위에 배우자 팀을 두지 않고 있고, 제2 부속실 설치는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토론을 제안받은 당사자인 김혜경씨는 과거 후보 배우자를 검증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김 씨는 2022년 대선 당시 MBN '시사스페셜-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김건희 씨 논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물론 그 배우자에 저도 들어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란 그런 큰 권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제안에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실제 토론은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는 "그러면 이준석 후보는 어떻게 하느냐,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대책 없고, 즉흥적으로 신성한 주권 행사의 장을 장난치듯 이벤트화하는 것이 그게 그 당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 사람들은 제발 선거를 이기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런 아무 말 잔치를 하는 것으로 선거 이길지 모르겠다"면서 "(대선이) 2주도 안 남은 상태에서 시간 낭비다. 김 위원장이 앞에 있었으면 저한테 엄청 혼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가 제안한 것은 아니고 김 위원장의 말은 부인들의 리스크가 대통령 리스크와 마찬가지로 있었기 때문에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면서 "특별하게 거절할 필요도 없지만 상대가 안 한다는 데 방법은 없지 않나. 배우자나 가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알고 투표하면 더 정확한 투표가 될 수 있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