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다이브] 원전이 풍력·태양광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원자력발전소가 풍력에 비해 비용이 8분의 1, 태양광에 비해 6분의 1도 안 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19일 티브이토론회)
“서남해안 풍력발전은 킬로와트(시)당 균등화발전단가가 300원 가까이고 (원전은) 50~60원 정도”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19일 티브이토론회)
“한국 균등화발전비용, 5년 뒤면 태양광이 원전보다 싸질 것”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 연구진)

원자력발전소로 만든 전력 비용이 풍력이나 태양광보다 훨씬 저렴해서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지난 18일 21대 대선후보 첫 티브이(TV)토론회에서 나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원자력 발전소가 풍력에 비해 비용의 8분의 1, 태양광에 비해 6분의 1도 안 된다. 이렇게 값싸고 안전한 원전을 왜 안 하냐”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서남해안 풍력발전은 킬로와트(시)당 균등화발전단가가 300원가까이 이고 (원전은) 50∼60원 정도(원전이 풍력의 5~6분의 1인셈)라, 뭐가 더 효율적인지는 드러났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원전보다 재생에너지에 중점을 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이런 발언의 근거는 지난 2022년 국정감사 때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신재생에너지와 원전간 발전효율성’ 분석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료를 보면 생산 전력 1킬로와트시당 원전은 500원이 필요한 반면, 풍력은 4059원, 태양광은 3422원이 필요했다. 각각 원전의 8.1배, 6.8배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5년 뒤면 태양광이 더 싸진다
당시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발언 기회가 없었지만, 이후 민주당은 “원전은 대규모 사고 위험성 및 사고처리 비용,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천문학적 비용으로 이미 경제성을 상실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요소들은 발전원별로 발전 단가가 얼마인지 따져보는 ‘균등화발전비용’(LCOE) 계산에 현재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풍력·태양광 비용은 갈수록 내려가 전세계적으로는 2023년에 이미 원전을 추월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5년 뒤인 2030년에는 태양광 비용이 원전보다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연구소 소속 연구진이 분석한 한국의 균등화발전비용 전망을 보면, 2030년부터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이 원자력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의 경우 2030년 석탄과 비슷해지고 2045년에 육상풍력이 원자력보다 낮아졌다. 연구소는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은 28~41% 감소하고 2050년까지 38~56% 감소할 것”이라 내다봤다.
앞서 한국자원경제학회 역시 ‘균등화발전비용 메타분석’(2021년)에서 국내에서 2030년이면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이 킬로와트시당 56.03원으로 원자력의 균등화발전비용 103.78원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 원자력의 발전비용에는 원전 사고 위험 등 외부비용을 포함했다. 같은 기준으로 육상풍력(95.08원) 역시 원전보다 낮게 나타났고, 해상풍력(179.71원)은 원전보다 높게 나타났다.
세계적으로는 이미 2023년에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비용이 원전보다 싸졌다. 시장조사 기관 블룸버그엔이에프가 2023년 12월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기준 균등화발전비용 분석 결과를 보면 태양광(킬로와트시당 0.041달러)과 육상풍력(킬로와트시당 0.040달러), 해상풍력(킬로와트시당 0.081달러)의 균등화발전비용은 원자력(킬로와트시당 0.231달러)보다 약 3~6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폐로나 고준위 핵폐기물 비용은?
게다가 원전은 계획부터 완공까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된다. 이 때문에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은 10년 뒤를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발전원과 달리 원전에만 제공되는 지원금과 제도, 사고 처리 문제 등의 요소들이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원전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단적인 사례로, 전기요금의 3.7%로 만들어진 전력산업기반기금은 통상 다양한 전력산업의 연구개발에 쓰여야 하지만, 현재 대부분 원전산업 육성을 위해 쓰이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한겨레에 “원자력기금, 전기요금에 포함된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직간접적인 정책 및 비용 지원에 대한 얘기를 빼고 ‘원전이 저렴한 발전원’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원전의 발전비용에는 원전을 폐로할 때 드는 비용이나 고준위 핵폐기물을 처분하기 위한 비용, 원전 부지를 선정할 때 드는 사회적 비용 등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 정책위원은 “이런 요소들까지 비용으로 잡으면 원전의 발전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것인데,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이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단지 ‘원전이 싸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짚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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