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캐스터는 노동자 아니라는 노동부
[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502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지난 19일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사망한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건과 관련해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면서 정작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상캐스터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괴롭힘은 있었지만 회사의 책임을 물을 수 없고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무늬만 프리랜서'로 불리는 방송계 노동 현실을 드러내는 참담한 결론이다.
방송 3시간 전 사무실로 고정 출근하고, CG 담당자와 협업에 나서고, 기상캐스터들끼리 연휴와 휴가 기간 대타자를 정해 MBC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보고한 기록도 나왔다. 기상팀 단톡방에서 '국장(기상재난파트장)과 의논한 결과'라며 원고를 작성할 때 써야 하는 단어, 이미지 그래픽, 날씨 뉴스 진행 형식 등 지시 사항이 공지된 경우도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이것을 '상당한 재량권을 가진 자율적 업무 수행'으로 볼 수 있나.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위장해 각종 책임을 면탈하는 기업을 비판해야 할 방송사가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다면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러 방송사에서 비정규직 방송인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례가 해마다 쌓이지만 제작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방송산업 노동자의 42%가 비정규직·프리랜서다. 기존 근로계약 관계에 의존하는 법체계로 변화된 노동 현실을 담아낼 수 없다면 새 정부는 프리랜서 등을 위한 포괄적인 보호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무늬만 프리랜서'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방송사들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사과문을 넘어서는 진정한 해결책이다. 방송사들이 달라지기 위한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도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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