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中 동북3성, 눈과 얼음으로 경제 재부흥을 꿈꾸다

2025. 5. 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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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국의 풍경, 천 리가 얼어붙고 만 리에 눈보라가 흩날린다.(北國風光, 千里氷封, 萬里雪飄)’

마오쩌둥 주석이 중국 동북 지역의 얼음과 눈이 끊임없이 펼쳐진 모습을 빗대며 ‘심원춘·설(沁園春·雪)’에 남긴 말이다. 그 유명세 답게 이곳은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기도 하며, 5개월이 넘는 겨울 동안 경제활동 역시 크게 위축된다.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은 한반도 크기의 3.6배, 인구가 1억명에 달하는 거대 지역권이다. 우리에게는 청나라 고궁과 소현세자의 심양일기, 안중근 의사, 백두산, 연변 등이 떠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1980년대부터 동남부 연해지역의 우선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하면서, 동북3성은 경제 정점에서 내려와 쇠락일로를 걸으면서 ‘중국의 러스트벨트’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지난 20년간 동북진흥정책이 시행됐음에도 활력을 찾지 못했던 이 지역은 최근 ‘차가운’ 눈과 얼음을 활용해 ‘뜨거운’ 경제의 불씨를 만드는 기회로 삼고 있다. 혹독한 겨울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지렛대로 활용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류에 올라탄 동북3성은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빙등제 등 국제급 겨울 스포츠와 축제를 연이어 유치하고 있다. 이 때 자주 사용되는 ‘빙설경제’(氷雪經濟)는 겨울 스포츠 및 여행 등 겨울철 재화·서비스의 소비와 관련된 경제 영역을 이르는 말이다. 2024년까지 빙설경제로 창출된 경제 규모는 1조 위안(약 198조원)에 이르며, 2030년에는 그 규모가 1조5000억 위안(약 297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빙설경제의 부상과 함께, 최근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남방소토두(南方小土豆)’라는 단어가 뜨거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는 ‘남방에서 온 작은 감자들’이라는 뜻으로, 이색적인 여행 경험을 위해 동북3성을 방문한 남쪽 지역 관광객을 일컫는 말이다.

이렇듯 소득의 증가와 혹한지 여행 부상으로 동계 스포츠는 중국에서 점차 사치재에서 일반소비재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GDP(국내총생산) 수준이 높은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지역에서 열차로 3시간, 한국에서는 비행기로 2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은 지리적으로도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큼을 시사한다.

이제는 한국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활용힐 지 고민해야 할 차례다.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다후(北大湖) 등 대형 스키 리조트에 팝업 스토어·체험존을 운영하거나, 중국 지방정부와 협업해 비즈니스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여 보온보습에 강한 기능성 화장품·레저 장비·기능성 난방 의류·건강기능식품 등 한국의 제품성이 비교적 잘 알려진 분야 위주로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선양무역관의 서비스거점 서비스를 활용해 스키 리조트 건설·운영 서비스 혹은 식음료 등 프랜차이즈를 수출하는 것 역시 하나의 방안이다. 겨울철 동북 여행이 단발성 유행이 아닌 장기적 추세가 되고있는 만큼, 기업은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진출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동북3성의 빙설경제 부흥과 그에 따른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한국과 중국 동북지역의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는 그날을 꿈꿔본다.

이경남 코트라 선양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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