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화가 날 땐, 말랑말랑 뱃살을 만져라?
감정에 대한 상담이나 강의를 할 때마다 많이들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바로 이것이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날 때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엔 대체로 이런 고민이 수반된다. “그 순간을 참지 못하고 욱해서 후회할 때가 많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하다못해 마트에서, 내 차 운전대 앞에서 우린 늘 마주하게 된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을.

그래서 다시.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날 때, 그 순간을 욱하지 않고 일단 잘 넘어가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어본다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난 이렇게 대답한다. “얼른 만지자”라고. 무엇을? 기왕이면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것. 더 기왕이면 살아있는 것. 이를테면 반려동물의 복슬복슬한 털. 또는 밉지 않은 사람, 나의 배우자나 연인, 자녀, 친구라면 그들의 손이나 등, 어깨를. 아니면 나무 잎사귀나 꽃잎도 좋다. 만약 생물(生物)이 없다면 부드러운 인형, 담요, 마사지볼, 오늘 입고 온 부드러운 자켓이나 실키한 소재의 스카프라도 만지도록 한다.
그러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날 때가 오면, 얼른 내 옆에 있는 부드러운 촉감의 것, 말랑이는 것을 찾아 딱 3분만 쓰다듬자. 아, 그런데 눈 씻고 찾아봐도 지금 당장 그것들이 없다면? 아휴, 무슨 걱정인가. 내 두툼한 뱃살도 수단이 될 수 있다. 사실 그러려고 우리가 평소에 ‘내가 죄인입네~’ 하면서도 치킨님(!)을 노상 열심히 영접해둔 거 아니겠는가.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마흔, 너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게』 저자)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0호(25.05.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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