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인터뷰] "이번 시즌 10경기는 뛰고파"... '프로 14년차' 서른넷 이민수의 간절한 보랏빛 소망
(베스트 일레븐=안양)

"이번 시즌 10경기 이상은 뛰어 보고 싶습니다."
FC 안양의 베테랑 미드필더 이민수는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다. 한남대학교 졸업 후 2012년 시미즈 S펄스를 통해 일본 무대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민수는 쇼난 벨마레, 도치기 SC, FC 마치다 젤비아에서 임대로 커리어를 이어 나가다가 2016년 용인시청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후 대전 한국철도, 강원 FC, 강릉시청, 천안 시티 FC를 거처 지난해 안양에 입단했다.
국내 커리어의 대부분을 내셔널리그에서 보냈기에 실질적 K리그 데뷔전은 2018년 강원에서의 K리그1 1경기였고, 이듬에 천안에서 K리그2 소속으로 19경기를 뛰어 1골을 넣었다. 그리고 안양으로 이적한 지난해는 K리그2 3경기를 소화했다. 승격 시즌인 올해는 안양에서 K리그1 2경기 출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이민수에게 지난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 홈 대구 FC전은 가뭄의 단비같은 기회였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이민수에게 선발 출장의 기회를 주었고, 이민수는 후반 40분, 이번 대회 베스트 골에 뽑힐만치 멋진 원더골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민수는 경기 후 "리그에선 보여주지 못했지만, 커리어에서 한 서너번 정도 있었던 왼발 슛이다. 오늘 공교롭게 잘 맞았다. 안양 팬분들께 좋은 기억 심어 드린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민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천안에서 뛰며 79경기에서 4골(2도움)을 넣었지만, 미드필더인만큼 득점 수는 많지 않았다. 하여 이번 원더골은 그의 득점 리스트 중에서도 각별할 터. 이민수는 "오늘 골은 아무래도 내 득점 중 탑인 것 같다"라며 쑥스럽게 웃어 보였다.

안양에서는 사실상 레귤러의 뒤를 받치는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이민수. 당연히 출장에 대한 갈증이 있을 터. 이민수는 "지난해부터 경기 뛰는 거에 목 말라 있었다. 물론 팀이 잘하고 있어서 스쿼드를 바꾸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그래도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다. 이번 시즌 출장 시간을 늘릴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라고 기회에 대한 갈증과 열망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경기 후 이민수 같이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을 시사했다. 이 말을 들은 이민수는 "되게 기분이 좋다. 프로라면 뛰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선수다. 오늘 골을 넣긴 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최선을 다해 기회를 얻고, 기회를 주신다면 더 나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며 기회에 부응할 것을 다짐했다.
소속팀 안양에는 이민수 외에도 기회를 기다리는 후배들이 많다. 이런 이들에게 이민수는 "우리 팀이 어리고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렇지만 감독님 입장에선 선택이 쉽지 않으실 거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 역시도 기회에 부응하는 모습이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임하고 있다"라는 조언을 전했다.
이민수는 서른 중반의 나이로 팀 내 어엿한 베테랑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세 살 많은 형 김보경의 존재는 든든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최상위 레벨에서 정점에 섰던 선수이기에 이민수에게는 존재만으로 크나큰 배움이 된다고. 이민수는 "보경이 형과 공교롭게 전지훈련 때 같은 방을 썼다. 이것저것 물어봤다. 확실히 경험이 너무 풍부하다. 경기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등 디테일한 것들을 많이 알려주신다"라며 축구선수로서 말년을 향해가는 나이임에도 매사 배움의 자세를 취한다고 전했다.
1992년생. 서른넷. 적지 않은 나이의 이민수에게 이번 시즌 가장 큰 바람이 있다면 역시 프로선수로서 존재감을 증명하는 일일테다. 그는 "작년에 경기를 너무 못 뛰었다. 리그 3경기, 코리아컵 2경기를 뛴 것 같다. 이번 시즌은 10경기 이상은 뛰어보고 싶다. 욕심이라면 그렇다"라며 열망을 내비쳤다. 무지개는 절대 한 가지 색깔로만 빛날 수 없다. 이민수 같은 베테랑이 뿜어내는 은은한 바이올렛이 덧칠해진다면, 이번 시즌 안양의 보랏빛 광채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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