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 FINAL MVP] LG 창단 첫 우승 이끈 ‘반지 사냥꾼’ 허일영 & ‘킹 파라오’ 마레이

[점프볼=문광선 인터넷기자]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창원 LG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LG는 서울 SK를 시리즈 전적 4-3으로 꺾고 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다. LG는 첫 3경기를 잡아내며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뒀지만, 이후 3패를 당하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은 LG는 7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마침내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챔피언결정전 MVP에는 LG의 V1을 이끈 허일영과 아셈 마레이가 선정됐다. 고비마다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린 허일영과 LG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킨 마레이의 챔피언결정전 활약을 돌아보자. 투표는 점프볼 편집부 및 인터넷기자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 경기: 5월 5일~5월 17일)
국내 선수 MVP
허일영(LG) 8표 (2위 칼 타마요 4표)
챔피언결정전 전적: 4승 3패
챔피언결정전 성적: 7경기 평균 8.0점 3.6리바운드 0.3어시스트
‘반지 사냥꾼’ 허일영이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결정적일 때마다 외곽포를 터뜨리며 LG의 첫 우승 주역으로 떠올랐다.
허일영은 1차전에서 적은 출전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쿼터 골밑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 득점을 올렸고, 3점슛도 꽂아넣으며 LG의 역전에 힘을 보탰다. 허일영은 3쿼터에도 이경도의 3점슛이 짧자 이를 잡아 풋백 득점을 올렸다. 이날 허일영은 9분 55초만 출전했음에도 9점을 올리는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2차전에도 허일영의 활약은 이어졌다. 3쿼터 중반, 돌파 득점과 자유투로 잠시 내줬던 리드를 되찾아왔다. 46-43으로 앞선 상황, 허일영은 정면에서 3점슛을 터뜨린데 이어 곧바로 다시 3점슛을 꽂아넣었다. 3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필드골 성공률 100%로 10점을 올린 허일영을 앞세워 LG는 53-45, 8점 차로 4쿼터를 맞았다. SK가 고메즈 델 리아노의 막판 활약으로 추격했지만, 유기상이 쐐기 3점슛을 꽂은 LG는 2차전도 76-71로 잡아냈다.
11시즌 만에 창원에서 펼쳐진 챔피언결정전이었던 3차전. LG는 경기력으로 세바라기들에게 보답했다. LG는 양준석, 마레이, 칼 타마요가 전반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앞서갔다. 허일영은 38-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속공, 왼쪽 코너에서 안영준의 반칙을 유도하며 3점슛을 터뜨려 창원체육관을 뜨겁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LG는 일방적으로 경기의 흐름을 잡았다. 3쿼터 종료 2초 전 허일영은 마레이가 빼준 볼을 받아 68-51, 17점 차를 만드는 3점슛을 터뜨렸다. 최종 스코어 80-63으로 3차전마저 잡아낸 LG는 창단 첫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KBL 역사상 챔피언결정전에서 3-0으로 앞선 팀이 패한 경우는 없었기에, LG의 정상 등극도 눈 앞으로 와있는 듯 했다.
하지만 LG는 4차전 24%의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로 48-73 대패를 당했다. 이어진 5차전에도 56-86으로 크게 패한 LG는 6차전마저 51-54로 패하며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을 내줄 위기에 놓였다.
운명을 건 7차전, 허일영은 2쿼터에 정면에서 3점슛을 터뜨리며 접전 상황 팀의 리드에 힘을 실었다. 경기가 막판으로 향할수록 허일영은 자신의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3쿼터 막판, 마레이가 외곽으로 건넨 볼을 받아 3점슛을 적중시킨 허일영은 4쿼터 초반 다시 마레이의 패스를 받아 46-41로 달아나는 3점포를 터뜨렸다. 허일영을 시작으로 양준석, 타마요가 3점슛을 성공하며 LG는 리드를 지켰다. 이어 허일영은 마레이의 공격리바운드로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날 4번째 3점슛을 꽂아넣었다. 55-45, 10점 차를 만드는 이 슛이 들어간 순간 허일영은 포효했다. 이후 LG는 1점 차까지 쫓겼지만 마레이가 결정적인 풋백 득점을 올린데 이어 유기상이 자유투를 모두 성공하며 62-58 승리를 지켰다. 시리즈 전적 4-3으로 LG가 28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허일영은 이날 3점슛 4개와 함께 팀내 최다인 14점을 올리며 7차전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80표 중 32표를 얻어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만 39세의 허일영은 역대 최고령 플레이오프 MVP가 됐다. 그리고 서로 다른 팀에서 통산 3번의 우승을 거둔 최초의 선수가 됐다. (2015-2016 오리온, 2021-2022 SK, 2024-2025 LG)
허일영은 경기 종료 후 “매번 조연이었는데 처음 상을 받아본다. 개인 상복은 없다고 생각했다. 욕심은 없었고 이기고 싶었다. 플레이오프니까 더 자신 있게 던졌다. 그게 우승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MVP를 받을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내 모든 걸 쏟아붓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약이 된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허일영은 주로 벤치에서 출전하며 데뷔 후 가장 적은 평균 14분 46초를 소화했다. 팀의 중심이 된 젊은 선수들을 한 발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베테랑의 진가는 빛났다. 허일영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LG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묵묵히 팀을 뒷받침하던 허일영의 공헌은 마침내 LG의 첫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외국 선수 MVP
아셈 마레이(LG) 14표
챔피언결정전 전적: 4승 3패
챔피언결정전 성적: 7경기 평균 11.9점 13.1리바운드 4.6어시스트
마레이의 골밑 지배력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 마레이는 전반에만 13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마레이와 함께 타마요가 15점, 허일영이 7점을 올리며 LG는 주도권을 잡았다. 마레이는 3쿼터 볼 경합 중 흐른 볼을 몸을 날려 살려냈고, 이를 유기상의 3점슛으로 연결지었다. 이후 골밑에서 리바운드 후 풋백 득점을 올리며 58-49 9점 차 리드를 이끌었다. SK가 4쿼터 추격했지만, 마레이는 자밀 워니의 백코트가 늦은 틈을 타 속공 상황에서 덩크를 터뜨렸다. 정인덕의 패스를 받아 골밑 득점을 추가한 마레이는 19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4점 10리바운드를 올린 타마요와 함께 팀의 75-66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도 마레이의 활약은 이어졌다. 플로터로 경기 첫 득점을 올린데 이어 골밑에서 자리를 잡으며 꾸준히 득점을 올렸다. 3쿼터 마레이는 워니를 상대로 1대1을 펼쳤고, 득점과 함께 반칙까지 얻어낸 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레이의 활약과 함께 허일영의 연속 3점슛으로 LG는 53-45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다. 마레이는 4쿼터 워니를 상대로 스틸에 성공했고, 타마요의 득점으로 연결지었다. 이어 양준석과 유기상을 거친 패스를 받아 무주공산인 골밑에 덩크를 꽂아넣었다. 타마요의 컷인 득점까지 도운 마레이는 12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7점을 기록한 타마요와 함께 팀의 2차전 76-71 승리를 완성했다.
마레이는 3차전 골밑의 지배자로 나섰다. 유기상과 투맨 게임을 펼치며 골밑 득점을 올렸고, 양준석의 패스를 받아 연속 득점을 합작하며 1쿼터에만 9점을 올렸다. 2쿼터 3점슛 5개를 앞세워 점수 차를 벌린 LG는 마레이를 앞세워 리드를 더 확실히 지켰다.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득점 후 마치 신이 난 것처럼, 마레이는 워니를 상대로 자신있게 스핀무브 후 골밑 득점을 추가했다. 3쿼터 종료 직전에는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자, 외곽에 있던 허일영에게 공을 빼주며 3점슛으로 연결지었다. 3쿼터까지의 점수는 68-51. 사실상 결정된 경기는 LG의 80-63 승리로 마무리됐다. 마레이는 20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3차전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LG는 야투 부진 속 48-73으로 4차전을 내줬다. 마레이는 10점 13리바운드로 팀내 유일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지만,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이어진 5차전도 56-86으로 내준 LG는 6차전까지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마레이는 6차전 13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필드골 성공률 17%(2/12)로 5점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했던 7차전, 마레이는 투지를 불태웠다. 전반 3점 7리바운드에 그쳤지만, 후반에는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능력으로 팀을 견인했다. 3쿼터 양준석의 3점슛을 도왔고, 쿼터 막판에는 워니를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한 뒤 허일영에게 볼을 빼주며 3점슛으로 연결지었다.
마레이의 활약은 이제 시작이었다. 마레이는 골밑에 자리잡은 타마요에게 높은 패스를 건내 도움을 올렸고, 타마요와 투맨 게임을 전개한 후 다시 허일영의 3점슛을 만들었다. 52-45로 앞선 상황에서 유기상의 3점슛이 불발됐지만 마레이는 끝까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고, 이를 허일영의 3점슛으로 연결했다. LG는 55-45, 10점 차까지 달아났지만, 김형빈에게 연속 3점슛을 내주며 1점 차까지 쫓겼다. 이어진 LG의 속공 상황, 양준석의 레이업 시도는 워니에게 가로막혔다. 하지만 마레이는 끝까지 리바운드에 가담해 57-54를 만드는 귀중한 풋백 득점을 올렸다. 유기상이 경기 막판 자유투를 침착하게 모두 성공한 LG는 마침내 창단 첫 번째 정상 자리에 올랐다. 마레이는 7차전 5점에 머물렀지만, 14리바운드(공격리바운드 7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우승에 힘을 실었다.
그동안 마레이는 ‘1옵션으로 우승은 어렵다’는 시선을 받아왔다. 리바운드와 수비 능력이 뛰어나지만, 슛 거리가 짧고 공격 방식이 단조로워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지난 두 시즌 동안 LG는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는 성공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마레이는 이번 시즌의 우승으로 자신을 향한 의구심을 모두 지워냈다. 마레이는 챔피언결정전 7경기 평균 11.9점 13.1리바운드 4.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팀 골밑을 지키며 동시에 컨트롤 타워 역할까지 수행했고, 수비에서는 자밀 워니를 평균 16.1점, 필드골 성공률 36.4%로 막아냈다. 독감에 걸려 제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시리즈 내내 이어진 마레이의 헌신은 LG의 창단 첫 우승에 큰 밑거름이 됐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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