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없는 거리’ 오토바이는 씽씽...다시 짓눌린 혁신의 싹 [기자24시]

서울시가 홍대 레드로드와 반포 학원가를 ‘킥보드 없는 거리’로 지정한 것을 보며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 한편이 꺼림칙한 것은 숨길 수 없었다. 약 300만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이동 DNA’를 긁혀서 그런 것일까.
먼저 킥보드는 안 되고 오토바이는 왜 통행이 되는 것일까.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오토바이 사고는 1만3156건이 발생했고 295명이 사망했다. 반면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건은 2232건이 발생해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통계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킥보드에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심지어 킥보드는 불법 주차 시 견인되지만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에 따라 견인되지 않는다. 작동 원리는 비슷한데 생김새로 차별하는 것은 인간으로 따지면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
또 안전을 도외시한 주행과 상식 없는 주차를 일삼는 일부 운전자들 때문에 헬멧을 쓰고 도로를 달리는 선량한 다수의 면허소지자들이 왜 불편을 겪어야 하나. 2018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전동킥보드는 국내에 30만대가량이 운영될 만큼 유용한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 운전자들을 일벌백계해 사고를 예방하는 게 순리지, 도로에서 내쫓는 것은 ‘이동 DNA’를 역행하는 일이다. 경부고속도로가 우리나라에서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고 해서 운행을 금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마차가 대세이던 시절에 자동차가 나오자 1865년 영국에서는 자동차 최고 속도를 마차 속도인 시속 3㎞로 제한한 ‘붉은 깃발법’을 제정해 30년간 운용한 적이 있다. 지금은 혁신의 싹을 짓눌러버리려 했던 무지몽매한 사례로 영원히 박제되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애꿎은 물건에 전가한 비상식적 행태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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