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한국인만"…췌장암보다 예후 더 나쁜 이 암, 환자 느는 이유

담관암은 일반적으로 드문 암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은 예외다. 2022년 세계 보고에 따르면 '담도계 암'(담관암, 담낭암, 십이지장 유두부암 등)의 발생률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1위 칠레가 담관계암 중에서도 담낭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칠레를 제외하면, 담도계 모든 암종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을 기록한 셈이다.
담관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담낭을 거쳐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로, 담관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담관암이라고 한다. 담관암은 인간의 수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느는 추세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에서 담관암은 전체 암 발생의 9위, 사망률은 6위를 차지했는데, 유병률이 계속 늘고 있다.
한국에서 담관암이 왜 많아졌을까. 김효정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한국의 높은 의료 수준과 국가 암 등록 사업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이러한 증가 수치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담관암은 췌장암처럼 '조기 진단'이 어렵기로 유명한 암이다. 모순되게도 병원 접근성이 좋고 의료 수준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담관암을 비교적 빨리, 많이 찾아낼 수 있다는 게 한국인의 담관암 진단율이 높아진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김효정 교수는 "하지만 국내 보고에서도 실제 담관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선에서 진료하는 의료진 역시 그 증가세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외 담관암'도 간 바깥에 있는 담관이 완전히 막혀 담즙 배출이 차단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신체 변화나 자각 증상이 없다.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 검사받으려 할 땐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다수다. 담관암의 대표 증상은 황달로, 피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짙어진다. 복부 통증, 체중 감소, 식욕 부진, 이유 없는 가려움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담관암은 건강검진을 해도 조기 진단이 힘들다. '간내 담관암'은 종양 크기가 1㎝ 이상아면 초음파 검사로 발견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간외 담관암'은 다르다. 초음파 검사는 간외 담관의 극히 일부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강검진으로 일찍 발견하기 어렵다. 담관 벽은 두께가 1㎜ 이내로 매우 얇기 때문에 암이 발생해 벽이 두꺼워지더라도 그 변화가 미미하다.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정밀 영상 검사로도 초기 단계의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담관암은 담관 벽을 따라 천천히 자란다. 내강을 향한 증식은 더디게 진행돼, 환자가 병원을 찾는 시점에는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표적치료제·면역항암제 등)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이고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시행된다. 담관 폐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담도염을 예방하고 담즙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스텐트 삽입 등의 처치를 병행한다. 이는 환자가 일상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치료다.

담관암은 특이적인 혈액 표지자가 없어 조기 발견이 힘들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영상 검사와 임상적 판단이 복잡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담관암 수술은 고난도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되며, 수술 전후의 평가와 치료, 예후 관리를 위해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력하는 다학제 진료가 필수적이다.
담관암을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면 발병 소지를 낮출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은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으로, 이는 민물고기를 '날것'으로 섭취할 때 감염될 수 있다. 간흡충은 담관에 기생하면서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담관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대한민국은 민물회를 즐기는 문화가 일부 지역에 여전히 남아 있어 간흡충 감염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민물고기를 생으로 먹는 식습관은 매우 위험하며,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 밖에도 담석증, 담관 담석, 만성 간염 등 담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고, 만성 염증 환자에게서는 간 기능 혈액검사, 복부 초음파, CT 영상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중요하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안재욱, 미국서 급성뇌출혈로 수술비만 5억…"눈 안뜨고 싶었다" - 머니투데이
- '이혼 후 생활고' 정가은, 택시기사 전업…"잘하면 월 1000만원 벌어" - 머니투데이
- '영덕 산불' 34명 구한 외국인…임금 10배에도 "한국 떠날까" 고민 왜? - 머니투데이
- 딸한테 "걸레짝 같다" 폭언…모로코인 새아빠 가정폭력에 충격 - 머니투데이
- "초음파 사진 가짜"라더니…손흥민 협박녀, 임신·낙태는 사실 - 머니투데이
- "전쟁 났는데 와르르" 110만원 넘던 금값이 왜...반등 시기는 '이 때'? - 머니투데이
- "10박스 사 가더라"...미-이란 전쟁에 종량제봉투 '사재기' - 머니투데이
- "반도체 직접 만들겠다" 머스크 선언…삼성엔 기회일까 위기일까 - 머니투데이
- 올해 5월1일부터 빨간날?…'노동절 공휴일 지정' 행안소위 통과 - 머니투데이
- "흉기 든 아들, 사람 죽이겠어"...말리던 엄마가 찔려 사망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