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방앗간에 얽힌 민주성지 마산 역사

김현미 2025. 5.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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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출신 최봄 아동문학가가 오랜 세월 기억해온 마산을 담아낸 장편동화 ‘백년 떡 방앗간의 비밀’(사진)을 펴냈다. 이 작품은 1979년 마산 부림시장의 오래된 떡 방앗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리네 이웃들의 이야기다.

과거의 떡 방앗간은 단순히 떡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골목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던 일상의 중심이자 소통의 장소였기에, 이곳의 이야기는 참으로 정겹고 따뜻하다.

떡 방앗간을 운영하는 금이와 가족들, 친구 호야와 종순이, 떡 장수 할머니들과 동네 큰 점방의 넓디기 할머니까지.

‘사천 할머니는 송편 만들기 대회 덕분에 새로운 송편을 만들 수 있었다며 아빠한테 고마워했다. 아빠가 사천 할머니한테 소원이 뭔지 물었다. 금이 피아노나 사 줘, 종순이와 호야가 나만큼 좋아하며 펄쩍펄쩍 뛰었다.’

‘백년 떡 방앗간의 비밀’은 단순히 옛날이야기에 머물지도 않는다. 금이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역사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작가가 기억하는 마산의 정신을 담았다.

저자는 책 첫 장에 “이 작품에는 마산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 3·15의거와 부마항쟁도 나옵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부마항쟁은 친구들과 있었던 사실을, 열일곱 차이 나는 큰오빠가 겪었을 3·15의거는 상상해서 썼습니다”라고 썼다.

‘평소에 시끌벅적하던 골목은 계엄령 때문에 쥐 죽은 듯 조용했다. … 나는 골목 위쪽과 아래쪽을 번갈아 보며 작은 고모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빌었다. 아빠와 주열이 아저씨도 하염없이 골목을 서성거렸다. 금아, 작은고모다. 나는 작은고모한테 달려갔다. 고모는 혼자가 아니었다. 최루탄 가스 냄새를 풍기는 친구 네 명과 함께였다.’

저자가 기억하는 마산은 ‘민주성지’의 본토다. 주인공 금이네 떡 방앗간의 일상과 함께 마산이라는 도시에서 일어난 3·15 의거, 부마항쟁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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