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만에 뜬 ‘언슬전’ 정준원 “구도원은 내게 기적이자 선물”

“존재하는 모든 긍정적인 단어를 다 가져다 써도 부족할 정도로 저한테는 선물 같은 작품이에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준원(37)은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tvN·이하 ‘언슬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1년차 전공의들의 듬직한 선배 구도원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오이영(고윤정)과의 간질간질한 로맨스 연기로 ‘구며든다’ ‘호구도원’ ‘폭스도원’ 등 별명을 얻으며 여성 팬들을 대거 양산하기도 했다. 데뷔 10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난 그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도 이 작품(‘언슬전’)은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8일 종영한 ‘언슬전’은 지식도 의술도 여유도 부족한 사회초년생 전공의들의 성장기를 그린 12부작 드라마로, 인기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스핀오프다. 전공의에 대한 부정적 여론 탓인지 초반에는 호응을 얻지 못하다 회차를 거듭하며 시청률 상승세를 타더니 자체 최고 시청률(8.1%)로 종영했다. 제작진은 재미 요소로 전공의들의 성장기와 우정을 꼽았지만, 실제로는 구도원과 오이영의 러브라인이 인기를 견인했다. 특히 정준원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현실에 없을 법한 로맨스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여성 시청자분들이 느끼는 설렘을 정확히는 모르겠는데요, 사돈 관계인데다 직장에서는 선후배 사이인데 이영이가 도원이한테 적극적으로 다가오잖아요. 그런 점들이 판타지처럼 느껴졌던 걸까요? 그 와중에 현실감 있는 설렘도 공존하고요.” 정준원은 러브라인이 큰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 갸우뚱해하면서도 이런 자체 분석을 내놨다.
다만 로맨스 연기에 있어 민망한 순간도 많았다고 한다. “촬영 전부터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해서 친구처럼 가까워진 상태였거든요. 갑자기 남자-여자 연기를 하려니까 민망하더라고요. 사귀고 나서 알콩달콩한 건 어렵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그 전에 아슬아슬하고 간질간질한 연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잠시나마 고윤정의 남자로 살 수 있어 영광이고 행복했습니다.”

‘슬의생’을 연출하고 ‘언슬전’의 크리에이터를 맡은 신원호 감독은 일찍이 정준원을 눈여겨봤다. 신 감독은 “몇년 전부터 캐스팅하려고 보석함에 넣어놨던 배우”라고 털어놨다. 정준원은 ‘슬의생’ 시즌1 제작 당시 오디션을 봤다. “그때 오디션이 캐스팅으로 연결되진 않았어요. 그 이후에 신 감독님이 미팅을 하자고 연락 주셨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셨던 것 같아요. 어떤 점에서 구도원으로 캐스팅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편안함을 보신 것 같아요.”
정준원이 추구하는 연기 방향도 그런 편안한 매력과 닮아 있다. “제가 추구하는 연기가 보기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기거든요. 모든 장면에 힘을 줘서 연기하진 않아요. 보기 불편해지면 집중이 깨지니까요. 기술적인 건 잘 모르겠고, 그냥 진심으로 하려고 노력하죠. 그럼 디테일들이 살아난다고 확신합니다.”

‘언슬전’에는 같은 세계관 속 ‘슬의생’ 출연진이 매회 특별 출연해 재미를 줬다. 정경호, 안은진, 조정석, 전미도, 김대명 등이다. 정준원은 거꾸로 ‘슬의생’ 시리즈에 특별 출연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슬전’ 시즌2가 제작된다면 출연하고 싶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시즌2에 대해 들은 건 없지만 나온다면 너무 하고 싶습니다. 구도원은 저에게 기적 같고 선물 같은 캐릭터거든요.”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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