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단일화 파동 ‘1열 취재’한 소감 [취재 뒷담화]

변진경 편집국장 2025. 5. 20.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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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은 〈시사IN〉 기사의 뒷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담당 기자에게 직접 듣는 취재 후기입니다.
ⓒ연합뉴스

대선 TF 방에는 매일 각 후보 캠프에서 공지하는 다음 날 유세 일정이 올라온다. 가장 늦게 추가되는 곳은 국민의힘 김문수 캠프다. 툭하면 변경되기도 한다. 유세 일정과 메시지 관리에 혼선을 빚는 탓에 김문수 캠프 취재를 담당하며 온라인 기사를 쓰는 김수혁 기자도 덩달아 전국을 정처 없이 방랑하고 있다.

내일 내가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생활 중인데?

이제는 그냥 예측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접기로 했다. 벌어지는 상황에 몸을 맡긴다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당일치기로 알고 나선 출장 일정이 무한으로 늘어났는데, 거지꼴은 아닌지?

출장 중 지인이 “김문수 백브리핑 중계 영상에 나오는 걸 봤는데 많이 지쳐 보인다”라고 말하기에 영상을 찾아보니 확실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대구 막창집 냄새를 머금은 옷을 입고 다음 날에는 자갈치시장 생선 내음 속을 돌아다녔다. 내일은 혹시 호남으로 가겠다고 하는 거 아닐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장지에서 옷 한 벌도 새로 장만했는데, 의외로 서울로 돌아가서 좀 아쉽기까지 했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동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솔직히 너무 재미있었다. 실은 홍준표, 나경원, 한동훈 같은 캐릭터들에 비해 김문수 후보가 너무 지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경선 결과가 나왔을 때 아쉬웠다. 그런데 단일화 파동을 지켜보며 크게 반성했다. 신출귀몰한 ‘게릴라 전략’으로 지도부와 당을 뒤흔드는 모습을 보며 감탄이 나왔다. ‘경주 회군’ 이후 서문시장 취재를 다닐 때 “지도부 압박에 김문수가 저항하는 걸 보니 마음이 쓰인다”라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대화를 들으면서 막연히 ‘김문수가 이길 수도 있겠다’는 예상을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온라인 기사에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새벽을 틈탄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 직후 김문수가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자후를 토하고 국힘 당사의 대통령 후보 사무실로 쳐들어갔을 때다. 앉아 있는 그에게 “향후 구체적으로 어떤 대응을 준비하고 있느냐”라고 묻자 묻는 말에 대답은 안 하고 너무나 평온한 표정으로 “기자분들이 아침부터 참 고생이 많으신 거 같다”라고 하더라. 마치 이 상황과 아무 관련이 없는, 지나가는 동네 할아버지처럼. 기사에 넣기는 애매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2025 국민의힘 대선 운동은 [        ]다. 그 이유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다. 코미디의 기본은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데 있다고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정말 충실하다. 다만 웃고 나면 항상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는 점에서 ‘블랙’코미디인 것 같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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