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퇴임 美대통령’ 바이든, 말기 전립선암 “뼈까지 전이”
美 남성에 흔해, 말기도 49% 생존… 韓 남성 암 2위, 고령화로 증가세
트럼프 “쾌유 빈다” 초당파적 메시지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18일(현지 시간)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바이든 전 대통령은 배뇨 증상이 악화한 후 전립선에서 새로운 결절이 발견돼 검사를 받았고, 금요일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며 “진단 결과는 글리슨 점수 9점(등급 그룹 5)으로, 뼈로 전이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 말기 위험하지만 생존율 높아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2∼10점으로 계산된다. 8∼10점은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고 확산할 가능성이 높아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미다. 등급 그룹 5는 1∼5등급 체계 중 현미경에서 바라본 암세포가 정상 세포와 매우 달라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걸 뜻한다. 미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진단되는 암으로, 미국 남성에게 가장 흔한 암이자 암 사망 원인 2위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진단 결과가 암 전이가 빠른 “공격적인 형태”라면서도 “호르몬에 민감해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N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전 대통령은 현재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 머물고 있으며 그와 가족들은 호르몬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처럼 전립선암 전이가 있는 환자는 원칙적으로 약물 치료에 나선다. 하유신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이 암 조직을 자극해 성장 및 진행시키는 암”이라며 “약물 치료를 통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해 암 조직 성장과 진행을 억제한다”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어 “전립선암의 특징 중 하나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암이 진행되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가늘게 나오면서 잔뇨감이 대표적으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표적 치료제, 루테시움 등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도 주목받고 있다. 김명 SNU건전비뇨기과 원장(전 이대서울병원 교수)은 “전립선암 환자 평균 생존율은 96%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면서 “초기 수술을 받은 환자는 5년 평균 생존율이 100%에 가깝고 뼈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49%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호르몬 치료와 아비라테론, 엔잘루타마이드, 아팔루타마이드 등 최신 표적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최신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 국내 남성 암 2위… 고령화로 발병 증가
전립선암은 유전적 소인, 남성 호르몬 영향, 고열량 지방 섭취 등 식이 습관 영향으로 60대 이후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암이다. 2022년 기준 국내 남성 암 발병 2위로 환자 수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전립선암 환자 수는 2만754명으로 2000년(1372명)보다 15배로 증가했다. 고령화로 60대 이후 발병하는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1942년 11월생으로 올 1월 82세에 퇴임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고령으로 인한 건강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6월 첫 대선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면서 결국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때인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이 46세에 뇌암으로 사망한 뒤 암 치료 정책을 적극 지원했다. 2016년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발표한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코로나19 등으로 추진이 연기됐던 이 프로젝트를 새로 발족시키며 암 사망률을 25년 내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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