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인 신인 작가, ‘소설과 인생’을 털어놓다
한국 첫 윌리엄 사로얀 문학상
이미리내 ALC서 청중과 만나

21~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ALC)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작가에게 주는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받은 이미리내(42) 작가가 참석해 자신의 작품 세계와 인생 여정에 대해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 작가는 22일 오전 11시 신라호텔 토파즈룸에서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8 Lives of a Century-Old Trickster),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를 주제로 청중과 만난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이 작가가 2023년 5월에 출간한 첫 장편소설이다.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먼저 출간된 이 작가의 첫 장편소설은 미국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하퍼콜린스와 억대 선인세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됐다.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한국뿐 아니라 홍콩·이탈리아·스페인·덴마크 등 10여 국에서도 번역본이 나왔다.
이 작가는 자신의 첫 소설로 지난해 미국 윌리엄 사로얀 국제문학상을 받았다. 미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사로얀(1908~1981)을 기려 2003년 제정된 상이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작가에게 주는 이 문학상에 한국인이 선정된 건 처음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당시 “서정적이면서 기억을 환기하는 문장은 천천히 작품을 음미하고 싶게 만든다”면서 “강하고도 약한 인간 본성에 관한 아름답고 심오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여자 주인공이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과 6·25전쟁, 분단된 한반도의 시공간을 종횡무진 오가며 펼치는 이야기다. 역사의 격랑 속에서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미스터리 장르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소설 속 여주인공 ‘묵미란’은 일제강점기 북한 평양 인근의 농촌에서 태어나 생애 100년 동안 역사의 격변기를 겪으며 노예, 탈출자, 살인자, 테러리스트, 스파이, 연인, 어머니 등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최고령 탈북자 중 한 명인 이 작가의 이모할머니의 인생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주인공이 위안부로 끌려가 참혹한 일을 당하는 장면을 쓸 때 가장 힘이 들었다고 했다.
이 작가는 한국에서 초·중·고를 마친 ‘한국 토종’이다. 미국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재학 시절 전공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소설은 계속 읽었다고 한다. 2012년부터 홍콩에 거주하면서 현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 수업을 들으며 한국어와 영어로 습작을 병행했다.
22일 진행되는 이 작가의 ALC 세션은 언어와 국경의 제약을 뛰어넘는 한국 문학의 무한한 가능성과 코리안 디아스포라(한국계 이민자)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고 문화적 다양성과 정체성의 복합적 의미를 조명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또 글로벌 시대에 한국 문학이 나아갈 방향과 세계 문학계에서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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