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논에서 부르던 ‘상복골 농요’…사라질까 걱정
[KBS 강릉] [앵커]
강원도 내 유·무형 유산을 찾아가는 '강원유산지도' 순서입니다.
농촌에선 지금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예전부터 농부들은 입 모아 농요를 부르며 농사의 고단함을 잊었는데요.
지금, 농요가 멸실 위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설악산 자락 농부의 애환이 담긴 양양 '상복골농요'를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김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설악산 기슭에 자리잡은 양양 상복골.
물 댄 논을 향해 흥겨운 농악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농부들은 저마다 장구로, 징으로 장단을 맞추며 한바탕 흥을 돋웁니다.
흥이 오르면
이제, 본격적인 모내기 시작입니다.
["너도 한춤 나도 한춤 여기도 (모찌는 소리)."]
모 판 위, 한 모숨씩 모를 뽑을 때는, 노래도 '모찌는 소리'로 넘어갑니다.
["줄 넘겨"]
노랫말에 맞춰 나란히 줄 맞춰 모를 심고.
허리 펴 고개 들고 한숨 돌릴 때 듣게 되는 '모심는 소리'.
["아무리 깊어도."]
입을 모아 한바탕 노래를 부르면 어느덧 고된 모심기도 마무리 됩니다.
어렵던 시절, 농부를 위로하고 일의 능률을 높여준 양양 상복골 농요입니다.
[조광복/양양상복골농요 전승보유자/83세 : "여태까지 온 게 어른들이 받고 받고 이래서 나한테까지 왔습니다. 신이 나서 저 사람들을 신이 나게 돋아줘야만 내가 부르는 게 (보람 있고)."]
산 골짜기에 있는 상복골, 들은 좁고, 다랑논은 가파릅니다.
일일이 사람이 작업을 해야합니다.
농요는 이런 지역색에 꼭 맞는 짜임새를 자랑합니다.
일의 순서에 따라 장단은 느려졌다 빨라지고, 작업 순서는 세세히 노랫말에 담겼습니다.
논 삶고 모 찐 뒤, 김매고 벼 베는 소리까지 있습니다.
신세 한탄과 구성진 위로, 웃음을 주는 해학도 곳곳에 가득합니다.
양양상복골농요는 효친사상을 미덕으로 고향의 소리를 전수하려는 의지가 커 2013년 강원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안광혁/양양상복골농요보존회장 : "모심는 소리를 하면서 서로 애환을 달래는 거지. 그러니까 배가 고파 굶주리면서도…. 잊혀져 가는 게 너무 아깝고, 이게 우리 세대만 지나면 완전 사라지잖아요."]
하지만 빨라지는 농경의 위축에 인구 감소까지.
이제는 농요를 불러줄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김경남/강원도 무형유산위원장 : "농촌의 인구 감소로 인해서 이러한 소리들이 멸실 위기에 처해있거든요. 멸실 위기에서 구하고자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어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농요 속 동강소리는 나이 든 부모의 명줄을 바람에 날아가는 연줄에 빗댄 구절입니다.
이제는 농요가 사라질까, 걱정하며 부르는 노랫말이 됐습니다.
["연줄가네 연줄가네. (그게어디 연줄이냐) 우리부모 명줄일세."]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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