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창칼럼] 날개 없이 추락하는 교권
작년 9194명 교사 사직, 역대 최다
교대생 중도 포기 4년간 3배 늘어
교권 보호 없인 국가 발전 어려워
지난달 28일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5학년 A군이 여교사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A군은 옆 반 학생과 싸우고 있었는데 이를 본 B교사가 싸움을 말리고 서로 사과하라고 훈계했다. 하지만 A군은 거부하고 자기 반으로 들어갔고, B교사가 따라오자 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때렸다고 한다. 정신적 충격을 받은 B교사가 교권보호위원회를 열려고 하자 A군의 부모는 되레 B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요즘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뿐 아니다. 교사 임용을 앞둔 대학생들도 이탈에 가세하고 있다. ‘2019~2023년 전국 교대 중도 탈락률’을 보면 자진 퇴학을 택한 재학생은 2019년 194명에서 2023년 551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처우 불만족, 교직 존중이 희미해지는 사회적 변화가 교대생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킨 것이다. 교사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전국 교대 수시 합격선이 내신 6등급대, 정시 합격선이 4등급대까지 하락한 걸 봐도 그렇다. 교원 양성 체계의 뿌리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교사들이 떠나는 이유는 갈수록 낮아지는 교권, 학생 인권만 강조되는 추세, 극성스러운 학부모 등쌀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서다. 교사들의 가장 큰 불안은 ‘정당한 학생 지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매도되는 일이다.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에 대응하는 교권보호위원회가 지난해 4234건, 하루 11번꼴로 열렸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학생에 의한 교사 폭행이 갈수록 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교원 상해·폭행이 전년 503건에서 518건, 딥 페이크 등 성폭력 범죄는 125건에서 157건으로 증가했다. 대다수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가 교원을 상해·폭행할 때 가중처벌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이유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으로 드러난 교권 침해의 현실이 지난해 ‘교권 보호 5법’이 시행됐음에도 교사들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교권 침해 심화, 교원 이탈, 교사 지원자 감소 등 악순환이 이어지면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 2023년 진행한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국가별 교원 능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교원의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 문제 해결력은 16개국 중 각각 9위, 10위, 12위에 그쳤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하는 법이다.
미국의 시인 헨리 반다이크는 ‘무명(無名) 교사에게’라는 시에서 ‘게으른 학생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하고자 하는 학생을 고무하며, 방황하는 학생에게 안정을 주는 게 교사들’이라고 했다. 교육은 국가 발전의 주춧돌이고, 교사는 미래의 인재를 기르는 교육자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비해야 한다. 교사의 권위를 존중하도록 자녀 교육도 해야 할 것이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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