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히칸 헤어스타일[임용한의 전쟁사]〈366〉
임용한 역사학자 2025. 5. 19. 23:09

1990년대까지도 남자 중고교생들은 머리를 짧게 잘라야 했다. 앞머리도 전혀 기르지 못했다. 당시 이른바 ‘바리캉’(이발기)으로 싹 밀어버리는 스타일을 ‘2부’, 앞머리는 바리캉을 대지 않고 조금 기르는 방식을 ‘스포츠형’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1970년대 말 한 친구가 자르는 김에 바짝 자르겠다며 스님처럼 싹 밀어버린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학교 규정에 대한 반항 행위라고 처벌을 받았다.
요즘 학생들의 머리 형태는 과거보다 많이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는 놀랍게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두발 규제를 찬성하는 쪽은 학생 지도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하고, 반대하는 쪽은 학생 인권 침해라고 한다.
전쟁사를 보면 헤어스타일은 종족과 부족의 표지(標識)이기도 했다. 병사들의 머리는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데, 고대로 갈수록 오히려 긴 적이 많았다. 청동기 시대에는 이발 도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 대신 군대에서는 정결하게 빗고 잘 묶어야 했다. 그럼에도 수메르인들은 삭발을 했는데 모두가 삭발을 했는지, 일부 계층만 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적진에 강하하는 공수부대원은 머리를 밀어야 했다. 공수작전이란 특수성을 감안해 머리를 다쳤을 때 치료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스타일을 포기할 수 없었던 병사들은 상당수가 수탉처럼 머리 가운데만 남겨두는 모히칸 스타일로 밀었다.
독일군들은 공수부대원의 헤어스타일을 보고 ‘죄수들을 잡아서 만든 부대’라고 오해했다. 이것이 엉뚱하게 독일 병사들에게 두려움을 낳기도 했지만 공수부대원이 가혹행위를 저지르는 구실이 되기도 했다. 여기에 공수부대에도 포로를 잡지 말라는 지침이 있어서 그날 밤 서로 간에 수많은 학살과 전쟁범죄가 저질러졌다. 인간은 복잡해 보이지만 한없이 단순하고 편견으로 가득한 존재기도 하다.
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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