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설적 스파이’ 사형 60년 만에 유품 되찾아와…“유해도 반드시 찾겠다”

전설적인 이스라엘 첩보원 엘리 코헨(1924∼1965년)의 유서 원본을 비롯해 개인 소지품 약 2500점이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비밀 작전을 통해 고국으로 반환됐다. 코헨이 첩보활동지인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공개 처형된지 꼭 60년 만에 소지품 수습과 유족 전달이 이뤄진 것. 이스라엘 총리실은 소지품을 그의 아내 나디아 코헨(90)에게 전달한 뒤 묻힌 곳이 알려지지 않은 그의 유해까지도 반드시 찾겠다고 약속했다.
1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다비드 바르네아 모사드 국장과 함께 수도 예루살렘의 총리실에서 나디아에게 해당 소지품을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총리실은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시리아 정보국 금고에서 코헨의 소지품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수된 물품 중엔 코헨이 가족에게 보낸 자필 편지와 시리아 잠입 활동 중에 찍은 사진, 위조 여권 등이 포함돼 있다. 1965년 5월 18일 교수형에 처해지기 몇 시간 전 쓴 유서 원본도 있다. 회수된 자필 메모 중엔 모사드 지시 사항과 사형 판결문 원본 등도 포함됐다.

코헨은 1960년대 적국 시리아의 국방차관까지 올라 군사 기밀을 빼돌리다 발각돼 사형당한 전설적 스파이다. 이집트 출신 유대인으로 아랍어와 아랍 문화에 정통했다. 이점을 이용해 카밀 타베스라는 레바논 이주 시리아인으로 위장한 뒤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훗날 시리아 대통령이 되는 아르헨티나 주재 시리아 무관 아민 알하페즈 장군 등과 교류했다. 시리아 군부 인사들과 인맥을 형성한 코헨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골란고원을 출입했다. 또 주요 포대와 탱크 부대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코헨은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로 복귀한 뒤 자신의 정체가 곧 탄로날 것을 우려해 시리아 재진입을 거부했으나, 고급 정보 탈취를 요구하는 모사드 지시에 결국 따른다. 이후 그가 무전기를 은닉한 아파트로 시리아 정보 당국 협조 요청을 받안 소련 전파탐지팀이 급습해, 그의 정체가 탄로났다. 코헨은 이스라엘에 역정보를 흘리라는 시라아 정보당국 요구를 거부하면서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이후 시리아 정부는 코헨에게 간첩죄를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고, 1965년 5월 18일 교수형을 집행했다.
훗날 그가 시리아에서 빼돌린 골란고원 내 시리아군 방어시설 정보는 1967년 흔히 6일 전쟁(6월 5일~10일)으로도 불리는 ‘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의 모셰 다얀 장군은 해당 전쟁에서 시리아에 승리한 뒤 “코헨이 아니었다면, 골란고원 요새 점령은 영원히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회고했다. 이스라엘군은 골란고원 영토 가운데 1200㎢ 빼앗아 합병했다.
코헨은 숨지기 전 유언을 통해 아내에게 재혼하라고 당부했으나, 나디아는 남편과 사별 이후 혼자 세 자녀를 키우면서 남편의 유해를 이스라엘로 송환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 측은 “아직 매장된 곳이 알려지지 않은 엘리의 유해를 찾아 이스라엘 땅으로 데려오겠다”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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