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2025 밀양강 오딧세이 실경미디어아트쇼 ‘칼을 품고 슬퍼하다’

장유진 2025. 5. 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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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시민배우 150여명 하나 된 노래·몸짓 임진왜란 활약 사명대사·백성들의 이야기 첫 합동 연습에도 이질감 없이 감정 전달22~24일 오후 8시 영남루 야외무대 공연

“고향 하늘 그리워. 날 좀 보소. 조선이여, 우릴 잊지 마오. 날 좀 보소.”

익숙하면서도 낯선 노랫말이 밀양 아리랑 선율에 실려 울려 퍼진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포로들의 한을 담아낸 이 노래는, 2025 밀양강 오딧세이 실경미디어아트쇼 ‘칼을 품고 슬퍼하다’의 연습 현장에서 흘러나왔다.
지난 17일 오후 밀양 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2025 밀양강 오딧세이 실경미디어아트쇼 ‘칼을 품고 슬퍼하다’ 출연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밀양 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2025 밀양강 오딧세이 실경미디어아트쇼 ‘칼을 품고 슬퍼하다’ 출연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밀양 아리랑아트센터 대공연장.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150여 명의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하나가 되어 호흡을 맞추고 있었다. 밀양의 초·중학생으로 구성된 춤노리영재예술단과 밀양시 소년소녀합창단,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 배우들까지. 이들은 ‘밀양’이라는 이름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공연을 준비 중이다.

이 실경미디어아트쇼는 밀양 출신 이상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들었던 사명대사의 생애를 무대 위에 펼쳐낸 작품이다. 그의 사랑, 자비, 나라를 향한 헌신이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극의 중심인 사명대사 역은 배우 송일국, 사명대사의 첫사랑 ‘아랑’ 역은 원더걸스 출신 배우 선예가 맡았다. 이외에도 조상웅, 김민수, 서광현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날은 전문 배우들과 시민 배우들이 처음으로 합동 연습을 진행한 날이었지만, 무대 위에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총 12장면, 19곡으로 구성된 공연은 노년의 사명대사가 고향 밀양으로 돌아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전쟁과 구출의 업적은 잠시 접어두고, 그는 밀양 강가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지난 생을 되짚는다. 조용수 연출은 “영웅적인 면모보다 사명대사라는 인물의 내면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한 인간이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의 이야기로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극 중 사명대사가 가장 마음을 쏟았던 대상은 ‘백성’이었다. 이 같은 주제의식은 무대 구성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주요 장면마다 시민 배우들이 백성 역할로 함께 무대에 오르며, 진정성 있는 감정을 전한다. 대표 넘버 ‘칼을 품고 슬퍼하다’가 울려퍼지는 ‘전쟁의 갈림길, 평양성 전투’ 장면부터 사명대사가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들을 만나는 ‘포로 된 자들의 노래’ 장면, 그가 마침내 포로들을 이끌고 고국에 돌아온 ‘귀환’ 장면까지. 중심에는 언제나 백성과 밀양 시민들이 있다.

고향인 밀양의 역사를 더 잘 알리고 싶어 참여했다는 시민 배우 한오지(73)씨는 “이번 공연처럼 시민 배우들의 비중이 큰 경우는 처음 본다”며 “우리 밀양 시민들도 전문 배우가 된 것 같아 자긍심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공연을 총괄하는 조이킴 총감독은 “전면에는 사명대사를 앞장세웠지만, 이건 결국 그와 함께한 백성들 모두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평생 백성을 중심에 뒀던 사명대사의 뜻을 받들어, 이번 공연 중심엔 밀양 시민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연출진과 전문 배우들은 연습에 앞서 사명대사와 밀양을 깊이 알고자 역사 탐방까지 다녀왔다. 이에 더해 제작진은 사명대사가 일본에서 송환한 포로 중 밀양 출신인 박유와 권삼변의 후손을 찾아, 인공지능 기술로 두 인물의 초상화를 복원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역의 역사적 인물 재조명을 통해 밀양의 정체성과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려는 의도다. 복원된 초상은 극의 엔딩 크레딧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영남루와 밀양강변을 배경으로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22~24일 오후 8시 2025 밀양강 오딧세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글·사진= 장유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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