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5년 만에 손잡는 영국·EU

배시은 기자 2025. 5. 19. 20: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보·경제 등 협력 강화
관계 재설정 합의 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과 유럽의 안보동맹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5년 만에 관계 재설정에 합의했다.

19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런던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합의안은 방위·안보 협력, 러시아의 위협 등 지정학적 도전에 맞선 협력, 다양한 현안에 대한 공동의 이해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방위·안보 협력에는 EU가 추진하는 1500억유로(약 235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에 영국이 동참할 길을 신속히 모색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측은 또 군사정보 공유, 해상·우주 안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경제·무역 측면에서 내년 만료되는 어업협정을 2038년까지 연장해 상대방 수역 내에서 조업할 권리를 10년 이상 유지하기로 하고 농축수산 수출품에 대한 검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EU 어민이 영국 수역에서 조업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영국은 EU 어민의 영국 수역 조업권을 장기간 연장하는 것을 꺼려 4년 연장을 원했지만, 농산물 검역 완화와 에너지 협력을 위해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 합의로 영국에 2040년까지 90억파운드(약 16조7000억원) 가까운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또 영국 학생과 EU 학생의 교육 교류 및 청년 이동 활성화를 위해 향후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합의안에 담았다. 이민과 관련해선 양측이 불법·탈법적인 영국해협 횡단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출신국·경유국과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한다는 언급이 초안에 포함됐다.

이번 합의는 지난 1월 트럼프 정부 출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유럽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영국 총선에서 EU에 더 우호적인 노동당이 보수당의 14년 집권을 끝낸 것도 이번 합의를 가능하게 한 배경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제 앞을 바라볼 때다. 오랜 논쟁과 정쟁에서 벗어나 상식과 실용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 합의가 영국 경제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대서양의 안보 규범이 뒤흔들린 상황에서 핵무기 보유국 영국과의 국방 협력 강화는 EU에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양측의 패키지 합의는 향후 이어질 협상에서 EU 학생들의 영국 명문대 진학 등 그간 EU가 고민해 온 다른 문제를 다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제1야당 보수당과 극우 성향 영국개혁당 등 야권은 이번 합의에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노동당 정부의 관계 재설정 시도가 EU에 항복하는 것이자 브렉시트를 지지한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해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