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25만 청소년 유권자 첫 참정권 행사…“민주시민교육 체계 이뤄져야”
교사 “진도 나가기도 바쁜 상황”
학생 “어디에서도 안내 못받아”
전문가 “공교육 내 활성화해야”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에서 약 25만명에 달하는 '새내기 유권자'가 첫 투표에 나서지만, 선거 교육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들이 투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과 사회 전반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지난달 16일과 이달 12일 두 차례에 걸쳐 대선 관련 유의 사항과 선거교육 자료 안내 공문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 공문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청소년 유권자용 교재와 강의자료, 유튜브 영상 등 활용 안내가 포함됐으며 동시에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 관련 법 조항도 명시됐다.
경기도교육청도 해당 공문을 각급 학교에 전달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선거교육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수원 한 고등학교 교사는 "공문 자료가 이번에 투표하는 학생 유권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교육 자료가 될지 모르겠다"며 "기존의 민주시민교육 내용과 크게 다른 건 없어 보인다"고 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고등학생들에게 투표권이 생겼지만, 현실적으로 학교는 진도 나가기도 바쁜 상황이어서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지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영상을 틀어주는 수준에 그치기 일쑤"라며 "학생들도 그 시간에 시험공부를 하거나 기존 수업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교육부, 교육청 등 공문으로 선거교육 자료가 전달돼왔지만 교사들에게 정치적 표현을 자제하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함께 전달된다"며 "교사들은 정치적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 민원 등 우려로 선거 관련 발언을 하기조차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고 했다.
남양주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모(18)양은 "투표 관련해 어떤 기관에서도 안내받은 적이 없었다"며 "학교에서는 그나마 반장이나 전교 회장 선거를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뿐, 투표 전 후보 공약에서 무엇을 따져봐야 하는지 등은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중하고 소신 있게 투표하려면 관련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2019년 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 이상 청소년에게 투표권이 부여됐지만 여전히 학교에선 학생들의 정치 참여 활동도 제한되고 있다. 경기지역 관내 중학교 667개교와 고등학교 490개교 중 상당수는 학칙과 생활 규정에 학생의 집회 참여나 정치 표현을 금지하고 있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를 돕기 위한 실질적인 시도는 시민단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YMCA는 올해도 수원과 용인 등지에서 공식 선거 절차를 그대로 반영한 '모의투표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유권자 규모가 커진 만큼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민주시민교육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용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소년 유권자들은 첫 투표의 상징성에는 몰입하지만, 공약을 비교하고 정책을 판단하는 능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투표권을 갖기 1~2년 전부터 모의투표, 공약 분석, 정책 토론 등 쌍방향 교육을 꾸준히 시행한다면 성인 못지않은 판단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수연 내란청산·사회대개혁 청소년비상행동 공동대표는 "학교 내에서는 정치적 목소리가 억압되는 구조"라며 "외국처럼 만 16세로 참정권을 확대하고 공교육 내 정치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혜진·추정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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