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수 험지’ 광주 찾은 이준석... “그래도 민주당이 해야제” “새 사람도 해봐야죠”
청년 유권자 200여명, 현장에서 응원
“그래도 국민의힘은 아니여. 민주당이 대통령 해야제.” (70대 시민 박모 씨)
“이번엔 뉴페이스인 이준석 후보를 뽑으려 해요.” (20세 대학생 김모 씨)
19일 오후 7시 광주광역시 북구 전남대학교 후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유세를 벌이자,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너도나도 모여들었다.
역사적으로 광주는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아 보수 성향 정치인들에게는 ‘험지’로 통한다. 특히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의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보수당을 향한 불신이 더욱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이 지역의 거점 대학인 전남대학교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 저항의 중심지였다. 항쟁의 불씨가 된 첫 시위가 일어난 곳이다. 현재 전남대 후문 일대는 지역 내 대표적인 상권이자 번화가로 변모했다.
실제 1987년 이후, 보수 진영 대선 후보들은 모두 광주에서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했다.
17대 대선 때 48.67%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광주에서 8.59%를 얻는데 그쳤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득표율 51.6%)도 광주에서 7.76%밖에 얻지 못했다.
19대 대선도 마찬가지였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1.55%를 얻었다. 1987년 이후 출마한 후보 중 가장 낮은 광주 득표율을 기록했다.
다만 20대 대선에서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광주에서 최초로 두 자릿수(12.7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얻었다.
실제 이날 만난 중장년층 유권자들의 표심은 대부분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있었다.
전남대 캠퍼스에서 산책중이던 60대 최모 씨는 “이번에도 민주당 후보에 투표하려 한다”며 “국민의힘의 내부 혼란을 보니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고, 이준석 후보는 너무 경험이 없어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서 적임자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인근을 지나던 70대 박모 씨도 “이재명 후보가 가장 낫다고 본다”며 “경기도지사를 할 때 일을 잘해서 지역을 살리지 않았나. 국가 경제도 살려주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모인 청년 유권자들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현장에는 이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청년 유권자 200여 명이 몰렸다.
이들은 이 후보의 이름을 크게 연호하며 지지 의사를 적극 표했다. 마침 이 후보가 “매표 행위를 일 삼는 당은 심판해야 합니다. 동의하십니까”라고 외치자, 일제히 “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단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는데 에너지를 쏟았다. 그는 “사법 시스템 마저 손아귀에 넣고 삼권 분립을 훼손하려는 독재자의 행보”라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가장 배척해야 할, 5·18 민주주의가 가장 상극으로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전남대 신입생 김모(20) 씨는 “원래는 다른 후보를 뽑으려 했는데, 이준석 후보가 어제 TV 토론에서 논리적인 모습을 보여 마음이 갔다”며 “그래서 오늘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남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정연주(27) 씨는 “원래는 진보 성향의 후보들을 지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준석 후보를 뽑으려 한다”고 전했다.
정 씨는 “정치인들이 청년들에게 불리한 국민연금 정책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이 후보는 국민연금을 적극적으로 개혁하려는 모습을 보여줘 좋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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