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기 피해 1조1천억 돌파 ‘역대 최대’

정은솔 기자 2025. 5.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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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화·지능화되는 보험사기 <상>실태
지난 5년간 증가세…‘車보험’ 절반 차지
60대 이상 고령층·보험설계사 연루 급증
SNS 통한 공모자 모집 등 조직·지능화

보험사기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이고 지능화된 사회 범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광주매일신문은 보험사기의 진화된 수법과 피해 실태를 짚어보고 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과 보업업계의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1천5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동차보험을 노린 허위·고의사고는 물론 고령층과 보험설계사까지 가담한 사례가 크게 늘면서 보험사기의 수법이 더욱 조직적이고 지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보험사기 적발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총 1조1천502억원으로 전년(1조1천164억원) 대비 338억원(3.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적발된 보험사기 연루자는 10만8천997명으로 전년(10만9천522명)보다는 525명(0.5%) 감소했다.

최근 5년 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매년 증가세다. 지난 2020년 8천986억원, 2021년 9천434억원, 2022년 1조818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난 데 이어 2023년부터는 연간 1조1천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보험 종목별 현황을 보면 자동차보험 사기가 전체 적발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49.6%(5천704억원)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8억원 증가한 수치로 주로 자동차 사고 내용을 조작(126억원)하거나 고의로 충돌 사고를 유발(85억원)하는 유형이 늘어난 결과다.

사기 유형별로는 병원 진료기록이나 진단서를 위·변조해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는 ‘사고내용 조작’ 수법이 6천690억원(58.2%)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금액 증가율 측면에서는 ‘허위 사고’와 ‘고의 사고’ 유형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발생하지 않은 사고를 꾸며 보험금을 타내는 ‘허위 사고’는 2천325억원(20.2%)이 적발돼 전년 대비 201억원(9.4%) 급증했으며 의도적으로 사고를 유발하는 ‘고의 사고’ 역시 1천691억원(14.7%)으로 전년보다 91억원(5.7%) 늘어났다.

보험사기 가담자 특성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고령층의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젊은 층에서는 다소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60대 이상 적발 인원은 2만7천998명으로 전체의 25.7%를 차지했으며 전년보다 3천230명(13.0%) 늘어나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는 적발 인원이 전년보다 모두 줄었다.

연령대별 가담 유형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대와 30대는 고의충돌, 음주·무면허, 자동차사고 조작 등 자동차 관련 보험사기에 많이 연루된 반면, 50대 이상은 허위입원과 상해사고 위장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보험업 관련 종사자의 연루가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보험업 종사자는 11.1%, 보험업 연관 직종 종사자는 8.2% 증가했다.

보험사기 수법도 다양했다. 요양병원 원장과 상담실장이 공모해 가짜 환자들에게 피부 미용 시술을 제공하고 허위 진료기록을 작성해 약 72억원을 편취한 사례, 보험설계사가 병원 관계자들과 공모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약 37억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를 이용한 고의사고는 더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이 별도로 2024년 한 해 동안 자동차 고의사고 1천738건을 조사한 결과, 총 431명의 혐의자를 적발해 수사 의뢰했으며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은 82억원에 달했다.

혐의자 대부분은 소득이 불안정한 20-30대 남성(88.6%)들이었고 93.5%가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 지인과 사전에 공모하거나 SNS를 통해 공모자를 모집하는 등 조직적인 행태를 보였다. 특히 혐의자들은 온라인 공간에 ‘고액 알바’를 미끼로 광고글을 게시해 범행 가담자를 유인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주로 진로 변경 시 차선 미준수(1천78건, 62.0%),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207건, 11.9%), 일방통행 도로 등에서의 후진(139건, 8.0%) 등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표적으로 삼았다.

사고는 주로 차선이 복잡한 교차로나(296건, 17.0%)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502건, 28.9%)에 집중됐으며 경찰 신고를 회피(94.4%)하거나 다수의 공모자와 동승해 신속한 합의를 유도하거나 편취 금액을 확대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보험사의 손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불필요한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볼 수 있다”며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범죄 수법이 갈수록 조직화·전문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보험업계 전반에 걸친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며 “전문가 집단의 가담은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허점을 노려 범행을 더욱 교묘하게 만들고 적발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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