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판’ 글 퇴짜…서울시립미술관 ‘검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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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평론 글의 전시 도록 게재를 거부했다고 해당 평론가가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산하 전시관인 서울 평창동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에서 지난 3월6일 개막한 전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7월27일까지)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남웅 평론가에게 도록에 실을 관련 평론 글을 청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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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에 문제있어’ 게재 거부

서울시립미술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평론 글의 전시 도록 게재를 거부했다고 해당 평론가가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산하 전시관인 서울 평창동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에서 지난 3월6일 개막한 전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7월27일까지)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남웅 평론가에게 도록에 실을 관련 평론 글을 청탁했다. 남씨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제정한 세마-하나 평론상을 2017년 받고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등단한 소장 평론가다.
남 평론가가 지난 1월 미술관에 보낸 글 서두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 우리 사회와 문화예술에 미친 부정적 파장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대목이 빌미가 됐다. 남 평론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2월25일 미술관에 오라고 해서 전시기획 학예사 등을 만났더니 ‘중립성에 문제가 있어 미술관 내부에서 싣지 않기로 방침이 정해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비판적 분석으로 시작하는 평론 글은 쓰여질 당시의 엄혹한 정치적 상황을 환기하면서 미술관 전시가 의도한 기록의 사회적 가치와 실천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남 평론가는 지난 4월30일, 자신이 상임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의 누리집에 미술관 쪽이 평론 글 게재를 거부한 내력을 올렸으며, 이 단체의 플랫폼 ‘행성인 웹진’에는 ‘급진적 예술 실천을 위한 기억의 훈련들’이란 제목의 해당 평론 글도 함께 공개했다.

이후 내용을 접한 동료 미술인들은 사실상 검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미술아카이브와 전시의 행동주의, 사회적 실천을 부각시킨 전시회의 취지와 민주주의를 훼손한 불법적 폭거로서 계엄령을 비판한 남 평론가의 글은 어긋나는 맥락이 아닌데도 미술관 쪽에서 중립성을 따지는 건 자의적인 검열의 잣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오정은 평론가는 “계엄령을 비판한 평론가 글을 검열해 전시 도록에서 빼겠다면서 누리집에는 자유로운 문제의식을 지닌 평론가를 찾는다고 비평상을 공모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공 미술관이 이런 모순된 행태를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평론가들 사이에선 올해 세마-하나 평론상을 보이콧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최은주 관장은 “다른 국제 행사와 산하 다른 분관 개관 준비 때문에 이런 상황을 전혀 몰랐다”며 “미술관 관계자와 평론가 사이에 소통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 오는 12월 도록을 발간할 예정이고, 게재 거부를 확정한 상황이 아닌 만큼 원만하게 소통해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술관 쪽은 남 평론가의 글 게재에 대해 여전히 공식 입장을 공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직속 문화예술위원회는 19일 논평을 내어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서울시립미술관 검열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특별법 제정 등으로 검열 처벌 강화와 피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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