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부담 압박에… 자영업자들, 벌써부터 ‘진땀’
산업계, 전력시장 직접 구매 추진
‘소상공인 특별지원’ 일부만 혜택
일반용·주택용 오를라 ‘전전긍긍’
최고 기온이 28℃까지 오르며 초여름 더위가 꿈틀대자 경기도 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냉방비 등 전기료 걱정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누적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일부 점포들은 키오스크 도입 등으로 인건비 절감을 노리거나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19일 수원의 한 철판요리식당 사장 백모씨는 5월임에도 내부 열기 탓에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장사를 해왔지만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 상승에 다가올 여름 냉방비 부담까지 겹치자 백씨는 가게 양도 안내문을 내걸었다. 백씨는 “양도가 늦어질 경우 여름 전 폐업 수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도에 취약한 신선식품 관련 가게들은 상황이 더 막막하다. 화성의 한 정육점 가게 주인 박모 씨는 지난해 전기요금이 1.5배가량 올랐다. 7평 남짓한 가게의 여름철 평균 전기요금은 20만원 선이었지만 지난해부터는 3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전기요금은 전체매출의 5%를 넘기기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전기요금 특별지원 혜택을 찾아봤지만 연 매출 1억400만원 이하라는 기준과 한정된 예산 탓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씨는 “요금 지원을 받는 가게를 보면 폐업 직전의 가게들뿐”이라며 “자영업자들 다 안타깝지만 회생 가능성이 있는 가게를 위주로 지원해주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8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4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누적된 200조원대 부채로 연간 4조원 가량 이자 부담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9.7% 인상하며 적자를 메우고 있지만 산업계의 반발도 적지 않다. 상승한 전기요금에 코레일, SK어드밴스드 등 일부 기업들은 자가발전 설비를 도입하거나 한전을 거치지 않고 전력 시장 직접 구매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탈(脫)한전’에 나섰다.
이처럼 산업용 전기 수요가 빠져나가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쓰는 일반용 전기요금과 주택용 전기요금 등의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반용과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민생안정 등을 이유로 동결되고 있지만 계속되는 적자행진에 묶어만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산업용뿐 아니라 일반용, 주택용 등 모든 항목의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내부에서 계속 논의 중”이라며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수립돼 조직이 안정되기 전까지 구체적 인상 방안이 결정된 것은 없으나 전반적인 인상에 대한 검토는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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