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선택한 대통령 호세 무히카

홍성식 기자 2025. 5. 1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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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지난주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라는 긴 이름을 가진 우루과이 사람이 여든아홉 살 나이로 죽었다. 많은 국가가 그의 죽음을 알리며 애도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호세 무히카는 농부였고, 13년이란 오랜 수감생활을 겪었던 민주화 투사였으며, 제40대 우루과이 대통령이었다. 사연과 굴곡 많았던 남아메리카 현대사 속에서 그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았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그를 대통령 월급 90%를 사회에 기부하고, 자신의 집무실을 떠도는 노숙자들의 숙소로 개방했으며, 기사 딸린 대형 세단을 마다하고 조그만 승용차를 직접 운전했던 지도자로 기억한다. 

그래서다. 대통령 자리에 있을 때 그는 ‘스스로 가난을 선택한 대통령’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지구 위 수많은 권력자들이 ‘검은 돈’ 탓에 권좌에서 밀려나 험한 꼴 겪는 걸 무시로 봐왔던 사람들에게 호세 무히카는 ‘별난 권력자’가 분명했다. 

경제 성장률과 교육 수준의 향상, 문맹과 극빈층 줄이기, 사회적 소수자 보호라는 호세 무히카의 정치 지향은 재임 중에는 물론 퇴임 후에도 지속됐고, 이는 우루과이 사회를 보다 높은 단계로 성장시켰음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지난 2024년 4월이다. 그가 “식도암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알게된 우루과이 사람들 다수가 눈물을 흘렸다.

정치인이 대중들에게 ‘검약’과 ‘탈권위’란 키워드로 기억되기는 쉽지 않다. 정치인의 죽음이 절대다수 국민들의 진심 어린 슬픔으로 이어지는 건 더 어렵다. 하지만, 호세 무히카는 그걸 해냈다. 한국도 이제 그런 대통령 하나쯤 가질 때가 됐는데…. 요 며칠은 우루과이가 부럽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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