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고물가 시대, 생계를 훔친다”…지난해 소액 절도 10만 건 넘어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 장발장은 빵 몇 개를 훔친 죄로 19년이나 강제 노역을 하죠.
'생계형 범죄'의 상징으로 불리는 장발장.
그 이야기는 지금, 우리 현실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생활용품 매장. 모자를 쓴 여성이 물건을 고르고 가방에 담습니다.
잠시 뒤, 한 남성과 눈짓을 주고받더니 구석에서 가방을 넘깁니다.
화장품과 슬리퍼, 식료품 등 생필품을 훔친 이들은 잡고 보니 사실혼 관계의 부부였습니다.
[김태연/충북 음성경찰서 팀장/KBS 뉴스/지난해 10월 :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자영업이 영업에 조금 어려움을 겪었고, 그러면서 부도가 났고, 생활비가 부족하다 보니까."]
배고픔에 새벽 시간, 전통시장에서 고구마와 어묵을 훔친 남성.
굶고 있는 아기에게 먹이려 분유를 훔친 미혼모까지, 절박한 생계형 절도는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10만 원 이하 소액 절도는 지난해 10만 건을 넘었습니다.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거죠.
불황의 그림자가 얼마나 짙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생계형 범죄엔 노년층도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도 비중은 4년 새 43%나 늘었습니다.
지난달, 서울에선 80대 여성이 사과 5개를, 지난해 경남 창원에선 70대 남성이 단팥빵 두 개를 훔치다 적발되기도 했죠.
올 1월, 부산에선 초코파이 등 6만 7천 원어치 식료품을 훔친 노인이 법정에 서는 일도 있었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KBS '시사기획 창'/지난해 10월 : "할 게 없잖아요. 할 게 없어서 저걸(폐지 수집을) 내가 시작해서 이렇게 됐네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38.2%.
OECD 평균의 3배에 달합니다.
다양한 복지 제도가 있지만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해 필요한 도움을 못 받는 상황도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도 생겨난다는 지적입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KBS 뉴스/2023년 6월 : "사안에 따라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형사적 제재보다는 오히려 복지적 차원의 도움 행위가 이런 범죄를 막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절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그 선택 뒤에 놓인 현실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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