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독이 든 성배? 롯데만 웃었다..임대수수료 해결이 관건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됐다. 주요 면세점 가운데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 특허권을 따낸 신라·신세계·현대는 적자를 냈지만 심사에서 떨어진 롯데만 유일하게 흑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어든 636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15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2023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낸 성과이자 면세점 4사 중 유일한 흑자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모두 적자로 전환됐고, 현대면세점의 경우 손실 폭은 줄였지만 흑자전환엔 실패했다.
신라면세점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8271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5618억원)이 15.4% 증가했지만, 영업에선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면세점은 매출(2935억원)이 22.1% 늘어났고, 영업손실(19억원)도 3분의 1 가량을 줄였지만 적자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선 인천공항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앞서 관세청은 2023년 4월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인천공항 면세구역에 대한 특허사업자를 발표했다. 10년 사업권이 걸린 이 심사에서 1~4구역은 신라와 신세계가, 5구역은 현대가 각각 사업권을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인국공은 사업자 선정에서 임대료 산정방식을 '고정임대료'에서 '여객수연동' 방식으로 바꿨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얼어붙은 여행수요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판단에서다.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는 신라와 신세계보다 낮은 특허수수료를 써내며 특허권을 따내지 못했다. 당시 각사가 써낸 객당 수수료를 2019년 인천공항 출국객 수(3557만명)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신라는 4097억원, 신세계는 4027억원, 현대는 394억원을 인천공항에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여객수가 매출로 직결되지 않으면서 면세점업체들의 임대수수료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미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됐는데 면세점 방문객 수와 매출은 2019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19년 국내면세점 매출 총액은 24조8600만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4조22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면세점을 찾는 방문객 수도 2019년 480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280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특허심사 당시 과도하게 높은 객당수수료를 제시한 것을 두고 신라와 신세계가 수요예측에 실패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소비패턴이 변화하한 현재 상황은 예측과 통제가능한 수준을 벗어났단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롯데는 올해 초부터 '중국 보따리상(代工·다이궁)'과 거래를 끊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체질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다이궁과 거래를 중단해 매출이 줄었지만 수익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낸 것이다. 신라와 신세계, 현대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수익성이 낮은 시내면세점을 폐점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추진해왔지만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가 인천공항 임대료 수수료 산정방식과 맞물리면서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됐단 지적이다.
업계에선 하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가 3분기 중 중국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인 비자 면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다. 여기에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수수료 책정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단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든 면세점 업계가 구조조정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면서도 "인천공항 임대료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더 버티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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