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향기] 과도기적 겨울

이병관 2025. 5. 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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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거울 속의 자신이 어떤 기억보다 머언, 아득하고 까마득히 멀어진, 미래의 자신임을 알게 된 사람은, 어느 날 자신의 표정이 어떤 표면보다도 덧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검은 아침 날벌레의 위장 속 가장 높이 나는 새였음을 알게 되고 아주 맑게 비치는 거울 속에 위장한 자신을 보게 되고 물어보고 되물어 봐도 자신의 뒷모습을 알 수 없어 한없이 떠돌다가 온통 잔해인 세계를 잊기 위해 거울을 깨게 되고 깨진 거울 조각에 갈기갈기 찢긴 자신의 몸이 날벌레의 위장 밖으로 쏟아져 나오게 되고 죽은 날벌레의 시신 위로 제일 높이 나는 새를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뒤로 서늘하게 스쳐가는 휘파람 소리를 듣게 되고 문득 돌아보니 휘파람 속 뒷모습만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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