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전격 개헌 카드, 계산된 승부수? 전략미스?

전혜인 2025. 5. 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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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게 앞서는 이 후보, 불필요한 제안일 수도
개헌론으로 공격받던 입장에서 승부 쐐기용?
권력 독점 불안감 해소차원 제안이라는 분석도
국힘 김후보의 임기단축 개헌론 역공은 위험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장경태 의원으로부터 이재명 열차 승차권을 받아 높이 들어 올리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보름여 앞두고 전격적으로 개헌을 제안한 것을 두고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여유있게 앞서고 있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굳이 선거구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는 의제를 먼저 던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18일 발표한 이 후보의 개헌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의 개헌안은 대통령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주요 국무위원의 국회 추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앞서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이 후보는 유사한 내용을 담은 개헌을 공약으로 제기한 바 있다.

이 후보의 이번 개헌안은 3년 전 20대 대선 당시 그가 내놨던 개헌 공약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하지만 당초 이 후보가 12·3 비상계엄 이후 "(개헌을 논의하면) 탄핵 문제와 헌정질서 회복, 헌정 파괴에 대한 책임 추궁 문제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서는 먼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다자·양자대결에서 지지율이 50%를 웃돌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했다고 보고 정책 주도권 경쟁에 '쐐기'를 박기 위해 개헌 논의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동안 개헌론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공격을 당한 이 후보 입장에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자신이 먼저 개헌론을 던져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시 우려되는 '권력 독식'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개헌을 제시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 후보에게 쏠리는 우려를 해소해 안정감있는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개헌론을 제기해 반명(반이재명) 세력의 공격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취지라는 이야기다.

특히 반명세력은 줄곧 '개헌연대'를 매개로 반이재명 세력을 하나로 묶는 이른바 '빅텐트'를 구축해 이 후보를 꺾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런 측면에서 이 후보가 선제적으로 상대방의 막판 뒤집기용 개헌연대 카드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헌론을 제기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 후보가 개헌안을 제시한 후 곧바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번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다음 대통령부터는 4년 중임제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발표하면서 불필요한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에서는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매개로 반명연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의 개헌안에 맞서 본인의 개헌안을 발표하며 이 후보를 향해 "개헌 협약을 맺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나아가 국민의힘은 개헌안 내용을 갖고 논쟁을 시작했다. 특히 이 후보가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이번 개헌안에는 '4년 연임제'를 제안한 것을 두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중임은 단 한번의 재선 기회만 허용하며 8년을 넘을 수 없지만, 연임은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며 "대리인·허수아비 대통령을 내세워 4년짜리 징검다리를 놓고 돌아오는 '푸틴식 재임 시나리오'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도 "(김 후보의) 임기 단축 개헌 협약을 거절하는 후보는 6공 헌법 수호 세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이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사과' 없는 개헌 주장이 오히려 선거용 술수라고 맞서고 있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개헌을 얘기하려면 헌법 정신과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12·3 내란에 대해 먼저 무릎 꿇고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전격적인 개헌안 제기로 공격과 수비가 뒤바뀐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 후보의 개헌 제안이 계산된 승부수인지, 전략적 미스인지는 앞으로 전개되는 논쟁을 지켜보는 관전포인트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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