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떠나는 남규선 상임위원 "안창호 위원장 사퇴하라" 작심 발언

임기 만료로 물러나는 남규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이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작심 발언했다.
남 위원은 19일 서울 중구 인권위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줘야 하는 인권위가 도리어 사회적 걱정거리로 전락했다"며 안 위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이임식에는 안 위원장, 원민경·소라미 비상임위원, 인권위 직원 등이 참석했다.
남 위원은 안 위원장이 보는 앞에서 "인권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권고를 하여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시켰다"고 직격했다. 앞서 지난 2월 인권위가 전원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계엄 선포로 야기된 국가적 위기 극복 대책 권고의 건'을 의결한 걸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인권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권고에 참여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독립성이 없는 인권위는 인권위가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제가 떠난 인권위가 진실로 인권을 지키는 보루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인권위를 위해서, 우리 사회 인권의 신장을 위해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언이 끝난 뒤 남 위원은 안 위원장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고, 안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안 위원장은 남 위원에게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지난 4년간 상임위원직을 수행하며 우리 사회 인권보호와 사회적 약자의 인권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남 위원은 '윤일병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소회도 드러냈다. 2014년 4월, 육군 제28사단에서 고 윤승주 일병이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22년 인권위에 '군인권보호관'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듬해 10월 김용원 상임위원은 윤일병 유족의 진정을 각하했다. 이후 군인권센터가 지난해 1월 제3자 진정을 제기하면서, 사건은 남 위원이 맡게 됐지만 완료하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 남 위원은 "(인권위는) 이 사건을 다시 제대로 해 군인권보호관 제도의 필요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위원은 지난해 8월 5일 임기를 마쳤으나 후임 인사가 중단되며 최근까지 직무를 수행해왔다. 후임은 이숙진(61)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선출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이 지연돼 왔다. 이 전 차관은 오는 20일부터 상임위원으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권위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국회가 4명을 선출하고 대통령이 4명, 대법원장이 3명을 지명한다.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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